"언론인 위장 中 스파이 3명 추방" 전언도
中 "언론자유 주장하면서 사실 외면" 비판
홍콩 인권 문제를 놓고 촉발된 중국과 영국의 갈등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 이번엔 영국이 자국 내 중국 관영 방송사의 면허를 취소했다. 공산당의 통제를 받고 있다는 이유다. 중국도 영국 언론의 보도 편향성을 문제 삼는 등 거세게 맞서 양국의 대립 전선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영국 방송ㆍ통신 규제기관인 오프콤은 이날 런던에 유럽본부를 둔 중국국제텔레비전(CGTN)이 중국 공산당 통제 아래 운영되고 있다며 방송 면허를 취소했다. 오프콤은 20019년 개소한 CGTN이 독립적인 편집권 없이 공산당의 지시에 따라 방송을 내보내 영국 법령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오프콤은 “궁극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영향권 아래 있어 면허 보유 자격이 없다”면서 면허 양도를 신청한 CGTN 측 요구도 거부했다. ‘스타 차이나 미디어’라는 업체가 CGTN을 소유하고 있지만 이 회사는 단순한 배급사일 뿐,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직원이 한 명도 없어 양도 대상으로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오프콤은 면허 취소와 별도로 CGTN이 홍콩 민주화 시위 보도와 관련, 공정성을 훼손한 혐의도 조사해 추가 제재를 내릴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2014년 중국 상하이에서 개인정보 불법 수집 혐의로 징역형을 살았던 영국인이 CGTN에 범죄를 자백하도록 강요받았다는 고발에 따라 이뤄졌다.
CGTN은 외국어 방송을 하는 중국 CCTV의 자회사로 지난해 2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정한 ‘외국사절단’ 목록에도 올라 있다. 미국 내 인력과 자산 현황을 미 국무부에 보고해야 하는 사실상의 제재조치를 받은 것이다. 또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5일 "지난해 영국 정부가 언론인으로 위장해 스파이 활동을 하던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 정보요원 3명을 적발해 추방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즉각 영국의 대표 공영방송 BBC를 거론하며 맞대응했다. 중국 외교부는 “BB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가짜뉴스’를 보도하고 있다”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중국이 코로나19 대유행을 은폐했다는 내용이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영국은 언론의 자유를 주창하면서 한편으로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CGTN 면허 취소는) 명백한 이중잣대"라고 성토했다.
영국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에 맞서 지난달 31일부터 영국해외시민(BNO) 여권을 지닌 홍콩 시민을 대상으로 특별비자 신청을 받는 등 이민 문호를 대폭 개방했다. 중국 측도 ‘내정 간섭’이라면서 보복을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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