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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제재 놓고 美와 벌인 법정 공방서 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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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제재 놓고 美와 벌인 법정 공방서 연승

입력
2021.02.05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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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법재판소, 美이의신청 기각… 심리키로
2018년에도 "제재에서 인도주의 물품 제외해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3일 테헤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3일 테헤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이란이 자국 대상 경제 제재의 정당성을 놓고 미국과 벌인 법정 공방에서 연승을 거뒀다.

3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이란 관영 IRNA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이날 미국의 제재 복원을 취소해야 한다며 이란 정부가 제기한 소송이 사법 관할권 대상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미국의 관련 이의 신청을 기각하면서다. 이에 따라 조만간 ICJ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복원한 대(對)이란 제재를 심리하는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란은 2018년 미 정부가 ‘이란 핵 합의’(JCPOAㆍ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면서 제재를 복원하자 ICJ에 소송을 제기했다. 1955년 이란 팔레비 왕조가 미국과 맺은 ‘미ㆍ이란 친선, 경제 관계, 영사권 조약’을 미국이 위반했다면서다. 양국 개인과 기업 간 무역과 투자 등을 보장한다는 게 이 조약의 핵심 내용이다.

이란은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해석 및 적용 관련 분쟁이 양국 간에 발생할 경우 분쟁 해결 절차로 ICJ 제소를 이 조약이 규정하고 있는 만큼, ICJ가 관련 심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미국은 ICJ에 사법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양국 간 분쟁이 1955년 조약이 아닌 사법 관할권 등을 규정하고 있지 않은 JCPOA에 기인한 거라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해당 조약은 이란에 이슬람공화정이 들어서기 전에 친미 왕정이 맺은 거여서 법적 효력도 애매하다. 미국과 이란은 1980년 단교했다.

이란이 제재 관련 대미(對美) 법정 다툼에서 이긴 건 처음이 아니다. ICJ는 2018년 이란이 1955년 조약을 근거로 미국의 제재 부과를 유예해야 한다며 낸 가처분 소송과 관련해 인도주의적 물품 및 서비스에는 제재를 부과할 수 없다고 결정한 바 있다. 당시 ICJ는 “의약품, 의료 장비, 식료품, 농산품, 안전한 민간 비행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장비 및 교체 부품 등을 이란으로 수출하는 데 장애가 되는 제재의 재개 결정을 미 정부가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고 명령했었다.

이란은 자축하는 분위기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국영 TV를 통해 “이란 정부가 헤이그에서 거둔 아주 큰 승리를 축하한다”며 “이는 우리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법정에서 거둔 여러 승리 중 하나”라고 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또 다른 법적 승리”라며 ICJ의 결정을 환영했다.

반면 미 국무부는 “ICJ가 우리의 충분히 근거 있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아 실망스럽다”며 “이란이 예비 결정을 법적 승리로 규정하는 건 온당하지 않다”고 항의했다.

재판은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ICJ의 판결과 결정은 법적 구속력을 지니지만 집행 강제력은 없다. 심리에 걸리는 시간만 통상 여러 해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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