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익을 올렸다. 코로나19 여파로 대출 수요가 폭등한 데다 주식투자 열풍으로 비은행 부문 수수료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그럼에도 주주들의 기대를 모으던 배당성향은 금융당국의 '데드라인'에 맞춰 20%로 낮아졌다.
저금리에도 대출 증가... 주식 열풍으로 KB증권 65% 성장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조4,552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전년(3조4,552억원) 대비 4.3% 늘어난 사상 최대 기록이다. KB금융지주 측은 "지난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 침체로 수익성 훼손이 우려됐지만, 대출 성장에 기반해 이자 이익이 확대되고 비은행 부문의 순수수료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은행 순이익은 2조2,98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8% 줄었다.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대출 수요가 폭증하면서 순이자 이익은 전년 대비 6.1% 늘어난 6조3,638억원에 달했지만, 희망퇴직 비용(2,190억원)에 더해 950억원가량이 추가 충당금으로 전입됐다. 연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295조원으로 전년 대비 9.9% 증가했고, 연체율은 0.17%로 전년 말 대비 0.07%포인트 개선됐다.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KB증권 순이익은 전년 대비 65%나 껑충 뛰었다. KB증권 지난해 순이익은 4,256억원으로, 주식 거래대금이 늘면서 수탁 수수료가 143%나 증가한 5,953억원을 기록한 덕분이다. 이외 KB국민카드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6% 증가했지만, KB손해보험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순이익이 30%나 줄었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20%에 멈춘 배당성향
그룹 전체가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은 전년도(26%)에 비해 6%포인트나 내려간 20%로 결정됐다. 주당배당금은 1,770원이다.
배당성향이 이처럼 급격히 낮아진 이유는 앞서 금융위원회 등 당국이 코로나19 상황을 이유로 국내 금융지주와 은행의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심의 및 의결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선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당국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올해 배당 수준이 전년 대비 축소됐으나, 견고한 체력과 금융권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바탕으로 배당확대, 자사주매입 등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는데 항상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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