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매출 66% 늘고 비용 40% 절감
미국·일본 항공사들 적자 속 선방
"올해 백신 수송 등 화물 전략 강화할 것"
대한항공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에도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화물 수익 증대와 비용 절감 노력으로 사상 최악의 상황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액 7조4,050억원, 영업이익 2,38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0%와 17% 감소했다고 4일 공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코로나19로 여객 매출이 74% 감소한 것에 비하면 양호한 실적이다. 당기순손실은 2,281억원으로 적자폭이 약 60% 줄었다.
대한항공은 영업흑자 달성 배경으로 화물사업부문의 호조와 비용 절감 노력을 꼽았다. 화물기 가동률을 전년 대비 25% 높였고, 연간 4,500편의 유휴 여객기를 항공화물 운송에 투입하면서 화물 매출(4조2,507억원)은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자동차 부품 수요가 증가했고, 일부 해운 수송 수요가 항공수송으로 몰리면서 매출 증가폭이 컸다.
또 지난해 영업비용은 전년 대비 40% 가량 줄였다. 여객 공급 감소 및 유가 하락에 따라 연료 소모량과 항공유 비용이 낮아졌고, 여객 운항 감소로 시설 이용료 등 관련 비용이 함께 줄었다. 직원들의 순환 휴업을 통해 인건비도 절감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실적은 글로벌 항공사들과 비교해서도 돋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최근 실적을 발표한 미국 항공사들은 정부로부터 수십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 받았음에도 약 6조~13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항공사인 전일본공수도 3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불투명한 올해에도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체질개선을 이어갈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이미 지난해 1조1,19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했고 기내식기판사업을 9,817억원에 매각했다. 왕산레저개발과 칼리무진 매각도 마무리 단계다. 아울러 미국 LA 소재 윌셔그랜드센터를 운영 중인 한진인터내셔널의 지분 매각, 서울시와의 송현동 부지 매각 협의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 3월 예정된 3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며 "2분기부터 코로나19 백신 수송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등 항공화물 사업 전략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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