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단체, 삼보일배 등 홍보전
찬성단체·경제계 연일 지지 호소
교수들? “도민 모두 결과 수용해야”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 관계자들이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주동로에서 제2공항 반대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해 제주도민들의 찬반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 일정이 확정되면서 찬성·반대 단체가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4일 오후 성산읍 신천리 평화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산읍 피해주민들을 중심으로 제2공항 백지화 기원 삼보일배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9일까지 6일간 제2공항 사업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약 18㎞ 구간을 삼보일배로 행진한다. 이들은 이날 “삼보일배는 제2공항이 들어서면 잃어버릴 삶의 터전을 지켜달라는 간절한 호소이자, 성산과 제주를 지키겠다는 다짐의 몸짓”이라며 “추운 겨울, 차디찬 길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는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이번 여론조사는 제2공항의 운명을 넘어 제주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선택의 시간”이라며 “여론조사에 ‘반대한다’고 대답해 달라. 이제 우리가 제주를 지킬 시간”이라고 말했다.
제주 제2공항 백지화 전국행동과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는 릴레이 방식으로 거리 선전전과 신문 광고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또 제2공항 반대를 위한 방송광고모금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예정부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제2공항 건설을 찬성하는 단체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당초 찬성단체들은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추진한 이번 여론조사를 편법으로 규정해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 추진위원회는 최근 20초 분량의 영상을 제작해 TV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제2공항 필요성을 홍보하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건설 촉구 범도민연대 등 찬성단체들도 ‘도민 30년 염원 제2공항 찬성’, ‘제주 경제가 확 살아난다’, ‘청년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 등의 내용을 담은 신문 광고나 전단지, 현수막 등을 제작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일부 지역 정치권과 경제계도 ‘찬성’ 측을 지지하고 나섰다. 제주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 4명은 이날 도의회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공항 건설은 도민 숙원사업으로 시작돼 과거 여·야 할 것이 공동의 목표로 추진해온 국책사업”이라며 ‘찬성’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앞서 전날 국민의힘 제주도당도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제2공항 찬성’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도내 46개 경제관련 단체로 구성된 제주지역 경제단체협의회도 지난 3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제2공항은 제주의 미래를 위한 필수선택”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한 제주대학교와 제주한라대학교, 제주국제대학교 소속 교수 111명은 지난 3일 ‘제주 제2공항 문제의 갈등이 종결되기를 바라는 제주지역 대학교수 111인 선언문’을 발표하고 “이번 여론조사에 도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또 “이번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모든 도민과 단체들이 수용해야 한다”며 “그것만이 지난 5년 동안 찬반 갈등으로 점철되고 분열되어 온 도민사회를 통합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는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요청으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제주도민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18일 오후 8시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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