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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불러온 해운업계의 ‘디지털 혁신’…"규모의 경제에서 플랫폼 디지털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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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불러온 해운업계의 ‘디지털 혁신’…"규모의 경제에서 플랫폼 디지털화로"

입력
2021.02.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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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머스크, 물류 시스템 통해 전세계 화물 추적?
국내에선? HMM과 카카오가 AI 기반 플랫폼 개발 중?
과거 해운선사의 핵심경쟁력은 '비용감축'
코로나19 이후엔 '거래비용' 관리가 핵심

세계 최대 규모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 1호선 ‘HMM 알헤시라스’호. 현대상선 제공

세계 최대 규모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 1호선 ‘HMM 알헤시라스’호. 현대상선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만 하더라도 글로벌 해운업계의 최대 화두는 인수합병(M&A)과 얼라이언스(해운동맹)였다.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글로벌 물동량 감소로 선박 운임 하락이 수년간 지속, 생존을 위해선 운송비용 감축을 위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온라인 쇼핑 등의 활성화로 세계 물동량이 증가, 선박 운임이 급상승하면서 해운업계에 새로운 환경이 조성된 것. 문제는 국가 간 검역 강화에 따른 해상운송 지연 및 온라인 선복예약 증가, 기업들의 리쇼어링(기업의 국내 회귀)에 따른 운송노선 변화 등을 기존의 오프라인 거래 시스템에선 처리가 불가능했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디지털화와 온라인 플랫폼 구축 등이 해운업계의 새로운 핵심 역량으로 급부상한 배경이다.

해운업계, 물류 시스템 디지털화 박차

코로나19 여파가 글로벌 해운업계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는 IBM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물류 플랫폼인 트레이드링스(Tradelens)를 개발, 컨테이너 사업의 디지털화 및 선박에 싣는 화물의 총량인 선복량 공급의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트레이드링스 플랫폼에는 총 175개의 기업 및 기관들이 등록, 전세계 600개 이상의 항만과 터미널을 모니터링하면서 약 3,000만 TEU(1TEU는 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1대) 이상의 화물에 대한 실시간 추적도 가능한 상태다.

국내에선 유일한 국적 해운사인 HMM(구 현대상선)이 지난해 카카오와 손잡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 트레이드링스와 유사한 비즈니스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장금상선과 고려해운 등 국내 중소 선사들은 트레이드링스와 업무협약을 체결, 물류 시스템을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시키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추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추이


디지털화 통한 거래비용 감축 이뤄져야

해운업계의 디지털 혁신 가속화는 위기감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프랫츠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해운선사들에서 총 400회 이상의 선박 출항이 취소됐다. 컨테이너선의 입ㆍ출항 일정을 의미하는 정시 운행성의 악화로 선복량도 기존보다 약 10%나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미국이 중국에서 귀항하는 선박에 14일간 항만 접안을 제한하는 등 해상교역에서 잦은 병목현상이 발생하면서다. 해상운송이 지연돼 물량을 운반할 배를 구하지 못하면, 호재인 운임단가 상승은 해운업계엔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기업들의 리쇼어링 강화 바람에 수익성 높은 해상 운송 노선 개발도 해운업계엔 부담이다. 코로나19 이전엔 세계화 추세에 따라 노동력이 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형성, 해운업계의 운송노선들도 이를 따라 움직였다. 하지만 프랑스 르노자동차가 지난해 7월 중국에서 생산 예정이던 전기차 모터를 자국에서 생산하기로 하는 등 주요 제조기업들은 중국을 탈피, 인접국 및 자국 내 생산을 검토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과거 해운선사들의 핵심경쟁력인 해운동맹 강화, 선대 규모 확대 등을 통한 운영비용 감축 역량이 코로나19 이후엔 디지털화된 플랫폼과 표준화를 통한 거래비용 관리 능력으로 변화했다"며 "화주들은 해상운송 외에도 육상, 항공 등 다양한 운송수단을 활용해 생산지에서 목적지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되는 것을 요구해 해운업계도 디지털 혁신을 거치면서 향후 모든 수단을 포괄하는 물류 통합사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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