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욱일기' 지운 '귀멸의 칼날', '소울' 제치고 국내서 흥행 돌풍
알림

'욱일기' 지운 '귀멸의 칼날', '소울' 제치고 국내서 흥행 돌풍

입력
2021.02.04 18:15
수정
2021.02.04 19:28
20면
0 0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한 장면. 극장판에선 귀살대 최강 검사 염주 '렌고쿠'가 혈귀와 맞서 싸우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에스엠지홀딩스 제공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한 장면. 극장판에선 귀살대 최강 검사 염주 '렌고쿠'가 혈귀와 맞서 싸우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에스엠지홀딩스 제공

애니메이션의 명가 디즈니ㆍ픽사의 ‘소울’이 독주를 펼치던 극장가에 반전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개봉 첫날인 지난달 27일 단 하루 1위에 오른 것을 제외하곤 한 주 앞서 개봉한 ‘소울’에 밀려 줄곧 2위에 머물러 있던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3일 다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선 것이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귀멸의 칼날’은 전날 약 5만 2,000명을 동원하며 3만 1,000여명의 ‘소울’을 가볍게 앞질렀다. 스크린 수나 상영횟수가 ‘소울’보다 25% 가량 적었는데도 역주행을 이뤄냈다. 이날은 이 영화가 멀티플렉스 체인 메가박스 단독 상영에서 CGV, 롯데시네마로 상영관을 확대한 첫날이었다.

‘귀멸의 칼날’은 일본에서 지난해 10월 개봉해 73일 만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316억엔)을 누르고 19년 만에 일본 역대 흥행 1위에 오른 화제작이다. 지난달까지 누적 극장수입은 360억엔(약 3,890억원)을 돌파했고 누적 관객수는 2,600만명을 넘어섰다. 현지 매체들은 ‘귀멸의 칼날’이 단기간에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과 관련해 코로나19로 개봉작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전국 극장들이 이 영화를 집중 편성하는 등 전례 없는 밀어주기 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영문 일간지 저팬타임스에 따르면 도쿄 롯폰기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은 하루에만 이 영화를 40회 상영하기도 했다.

‘귀멸의 칼날’은 2016년부터 일본 만화주간지 ‘소년 챔프’에 연재된 고토게 고요하루(吾峠呼世晴)의 장편만화 데뷔작이 원작이다. 다이쇼 시대를 배경으로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인 혈귀에게 가족을 잃은 주인공 소년 카마도 탄지로가 기량을 쌓으며 다른 귀살대 대원들과 오니들을 해치워가는 과정을 그린다. 극장판은 오니가 장악한 무한열차에서 승객들을 지키기 위해 힘을 모아 싸우는 귀살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빠른 극 전개와 화려한 액션 시퀀스가 주요 흥행 요소로 꼽힌다.

애니메이션 시리즈나 시리즈의 한 에피소드에 해당하는 영화의 극적 구조는 단순하다. 평범한 소년이 기술을 갈고 닦은 뒤 슈퍼히어로로 성장해 동료들과 함께 적을 무찌르는 전형적인 소년만화의 틀을 따른다. 김봉석 문화평론가는 “가장 전형적인 이야기이지만 일본의 전통적인 요괴를 소재로 다루는 한편 가족을 지키는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한 장면. 주인공 소년 카마도 탄지로는 혈귀로 변한 동생을 다시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복수에 나선다. 에스엠지홀딩스 제공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한 장면. 주인공 소년 카마도 탄지로는 혈귀로 변한 동생을 다시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복수에 나선다. 에스엠지홀딩스 제공

일본이나 한국이나 ‘극장판 귀멸의 칼날’의 흥행은 26부작 TV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성공에 힘입었다. 심지어 만화의 인기도 애니메이션이 부채질했다. 2019년 4월 첫 방영되기 전만해도 350만부 수준에 머물렀던 단행본 판매량은 1년 6개월 만에 누적 1억부를 돌파했다. 지난해 말까지 기록은 약 1억 2,000만부. ‘원피스’ ‘나루토’ ‘드래곤볼’ 등 소년챔프 인기 연재작들이 수년에 걸쳐 세웠던 기록을 ‘귀멸의 칼날’은 1년여 만에 넘어섰다. 현지에선 검도를 배우려는 어린이들이 크게 늘며 사회 현상까지 일으키고 있다. 일본 국회에선 스가 총리가 이 작품에 나오는 대사인 ‘전집중의 호흡’을 가져와 발언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케이블 채널을 통해 동시 방영된 TV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인기를 끌자 욱일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본 버전에서 주인공 탄지로가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문양의 귀고리를 착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해외 수출판에선 문양이 수정돼 국내에도 TV판, 영화판 모두 수정된 버전이 공개됐지만 일각에서는 작가가 극우성향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국내 흥행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관객층 대부분이 10, 20대 마니아 중심인데다 N차 관람이 많아 확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CGV 관계자는 “3일 관객을 분석한 결과 10, 20대 관객이 전체 관객의 70% 이상을 차지했고 아이맥스, 4DX 등 특수관 관객이 전체 관객의 절반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김봉석 평론가도 “일본 애니메이션 중 국내 흥행작인 ‘너의 이름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달리 마니아 중심으로 반복 관람이 이뤄지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고경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