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로 일하다 장기기증한 고 정연순씨?
노인 간병하다 화장실서 넘어져
12년 동안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거동 힘든 환자들을 돌보다 불의의 사고로 뇌사에 빠진 60대 여성이 다른 이들에게 생명을 전하고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언니는 "(동생은) 3명에게 장기기증을 했다"고 전했다.
고 정연순씨의 언니인 정연진씨는 3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과 인터뷰에서 "몸이 불편한 어르신 집 화장실을 청소하다가 화장실에서 미끄러져서 넘어져서 뇌사 상태가 된 것 같다"며 "119에 신고했는데 거리가 너무 멀어서 구급차가 오는 데 40분이 걸렸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그는 "병원에서 여러 병실 등을 알아보다 병원 측이 입실을 거부해서 고양시에 있는 병원까지 가는 데 2, 3시간이 걸렸다"며 "골든타임을 놓친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조카한테 연락받고 김포에서 30분 정도 걸려서 병원을 갔는데 수술실에 들어간다고 해서, 들어가기 전에도 가망성이 없다고 아마 (죽음을) 준비하라고 했다"며 "머리에 피가 잔뜩 고여 피만 빼내고 수술하면 식물인간이 되고 불가능하다 해서 수술을 못하고 뇌사 상태로 며칠 있다가 뇌사상태 판정을 받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장기기증 결정에 대해서는 "동생은 셋째 딸인데 나와 막내 동생하고는 오래 전 장기서약서를 쓴 상태였다"며 "동생은 사전서약은 안 했지만 제가 몇 번 장기기증의 필요성을 얘기하고 하자 구두로만 하겠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가족회의를 해서 다들 서운하지만 아름다운 생각이 자랑스럽다고 하면서 동생(고 정연순씨)의 자녀들도 동의를 했다"고 말했다.
장기기증을 하기로 결정한 이후 절차에서 불편한 점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코디네이터들과 사회복지사님하고 정말 친절하게 상담을 해주셨다"면서도 "그런데 장기는 명지성모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조직은 또 강남성모병원에 가게 됐다. 시신을 인도 받는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리게 됐다"고 전했다.
세상을 떠난 동생을 떠올리며 언니 정인순씨는 "동생은 친구 같기도 하고 때론 딸 같았다"며 "동생은 나눔과 어르신들을 좋아해 평소에도 노인정 같은 곳에 음식 담아서 갖다드리는 것도 좋아해서 잘 갖다 드렸다"고 전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