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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열 KB 감독 "오늘 경기력이면, 배구 그만 둬야"... 강한 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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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열 KB 감독 "오늘 경기력이면, 배구 그만 둬야"... 강한 질책

입력
2021.02.0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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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이 3일 대한항공전에서 대패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이 3일 대한항공전에서 대패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늘 같은 경기력이라면, 모두 배구를 그만둬야 한다”

평소 선수들에게 웃음과 격려를 잃지 않던 이상열 KB손해보험감독이 졸전을 펼친 선수들을 이례적으로 강하게 질책했다.

KB손해보험은 3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0-3(19-25 14-25 17-25)으로 대패했다. 경기 시작 후 단 1시간 25분 만에 끝난 졸전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고전이 예상됐다. 주 공격수이자 올 시즌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노우모리 케이타(20)가 허벅지 부상으로 경기에서 빠졌기 때문이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오른쪽 허벅지 옆쪽 근육이 1㎝가량 파열됐다. 회복까지 1주일에서 최대 3주까지 걸릴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케이타는 여전히 출전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 체육관에 데리고 오지 않았다”면서 “일단 3~4경기는 쉬도록 할 예정이다. 이후에 상태에 따라 경기 투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그러면서도 “케이타 자리에 정수용이 출전한다. 승패를 떠나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실제로 정수용은 지난 1월 23일 현대캐피탈전에서도 케이타와 교체 투입돼 9점을 올리는 등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KB손해보험의 경기력은 주 공격수가 빠진 점을 고려해도 ‘졸전’이란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정도로 최악이었다. 3세트 동안 50점을 냈는데, 이 가운데 17점이 상대 범실로 나왔으니까 KB선수들이 득점한 것은 단 33점에 그쳤다. 팀 공격성공률은 37.7%로 대한항공(62.0%)의 절반 수준이었고, 리시브 효율(23.1%)도 대한항공(37.2%)에 미치지 못했다. 세터 황택의의 토스워크와 경기 운영도 눈에 띄게 흔들렸다. 추격전을 펼치는 장면은 아예 나오지 않은 채 무너졌다.

이 감독은 경기 후 “45년간 배구를 했지만, 오늘 경기는 너무 처참했다”면서 “(케이타의 부상 등으로) 오늘 꼭 이길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승패를 떠나 이런 무책임한 경기를 했다는 것은 선수들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어 “책임감이 없는 건지 자존심이 없는 건지 겁이 많았던 건지 내 상식으론 판단이 안된다. 충격적이다”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선수 탓을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선수들도 ‘배구를 할지 말지’에 대해 ‘적당히’가 아닌, ‘심각하게’ 고민하고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감독은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승패와 관련된 모든 책임은 감독인 나에게 있다. 감독으로서 팬들에게 사과드린다”면서 “선수단을 잘 추슬러서 다음 경기엔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의 다음 경기는 오는 7일(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전력전이다. 봄 배구를 위해 중요한 결전이지만, 이 경기에서도 케이타는 출전하지 못할 전망이다. 이후 10일 대전 삼성화재 전을 치른 뒤에는 17일(서울 장충 우리카드전)까지 여유가 있다.

의정부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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