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택시' 택시협동조합서 법적 분쟁
택시조합으로부터 사납금 횡령 등으로 고소당하자 앙심을 품고 조합 이사의 몸에 불을 질러 숨지도록 한 택시기사에게 징역 25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살인미수, 현존건조물방화 혐의로 기소된 택시기사 이모(62)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3월 택시조합 배차실에서 당직 근무 중이던 조합 이사 A씨의 몸에 시너를 뿌린 뒤, 불을 붙여 A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조합으로부터 업무방해, 업무상 횡령 등으로 수차례 고소를 당해 수사와 재판을 받는 등 법적 분쟁을 겪는 과정에서 조합 이사들에게 앙심을 품게 됐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A씨가 고소대리인으로 진술한 사실을 알게 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은 이씨에게 징역 21년을 선고했다. 배심원 9명은 이씨에게 징역 18~25년을 선고해 달라는 의견을 냈다. 2심 재판부는 "범행 직후 몸에 불이 붙은 피해자가 사무실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사무실 문을 몸으로 막는 등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형량을 오히려 25년으로 더 늘렸다. 이씨는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징역 25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
이씨가 일했던 한국택시협동조합은 2015년 7월 출범한 국내 최초 협동조합 형태 택시회사로, 박계동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운영 초기에는 '사납금 없는 착한 택시회사'로 알려졌으나, 박 이사장이 떠난 뒤로 조합원들 간 분쟁이 계속돼 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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