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M의 계열사 소속 가수 및 유통 음원 계약 맺지 못한 탓
카카오M은 '멜론 보유' 카카오 자회사
'세계 최대 음원 공룡' 견제
2일 국내 서비스 시작… 론칭 13년 만
광고 삽입 무료 재생 기능은 빠져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파이가 2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8년 스웨덴에서 론칭, 2011년 미국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힌 뒤 13년 만의 한국 상륙이다. 하지만 아이유와 임영웅 등 일부 한국 가수들의 신곡을 들을 수 없어 국내 사용자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스포티파이에 접속해보니, 국내 음원 차트 정상을 휩쓸고 있는 아이유의 신곡 '셀러브리티'를 비롯해 임영웅의 '히어로', 지코의 '아무노래' 그리고 몬스타엑스 앨범 '페이탈 러브' 등은 등록돼있지 않았다. 카카오M과 음원 서비스 계약을 맺지 못한 탓이다. 카카오M은 국내 최대 음원플랫폼인 멜론을 보유한 카카오의 자회사다.
국내 스포티파이에서 서비스되지 않는 아이유(이담엔터테인먼트)와 그룹 몬스타엑스(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M 자회사 소속이고, 임영웅과 지코의 노래는 카카오M이 유통한다. 계열사와 음원 유통으로 엮인 가수들의 음원을 카카오M이 국내 시장 경쟁자로 떠오른 스포티파이에 내주지 않은 것이다. 대형 음악 기획사 관계자는 "견제 차원에서라도 카카오M이 관계사 가수들의 음원을 쉬 스포티파이에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M은 현재 스포티파이 해외서비스에만 음원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음원 공룡'의 견제에 스포티파이는 넷플릭스 등 해외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보다 국내 정착에 더 진땀을 뺄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처럼 독점 콘텐츠로 승부수를 띄우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김상화 음악평론가는 "카카오M과 음원 공급 계약을 맺지 않으면 국내 음원 30% 정도 없이 서비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내 음원 소비자는 음원 플랫폼에서 해외 음악보다 국내 음악 소비 의존도가 높아 국내 음원 서비스에 제약이 있으면 사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포티파이보다 4년 앞서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애플뮤직도 국내 음원 수급에 허덕여 자리를 잡지 못했다. 카카오M 관계자는 스포티파이와의 음원 공급 문제에 대해 본보에 "협의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대신 "애플뮤직의 경우 가수들이 원하면 별도로 계약해서 음원을 서비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포티파이 한국지사 관계자는 "더 많은 음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음원 수급 문제와 함께 국내 음원 플랫폼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 사용료도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국내에서 1인 요금제로 월 1만900원(부가세 별도)과 ID를 공유해 쓰는 2인 요금제로 월 1만6,350원을 책정했다. 1인 기준 한 달 사용료 7,000~8000원(무제한 스트리밍)선인 국내 음원 플랫폼보다 20~30% 높은 가격이다. 국내 스포티파이에선 미국 등 해외와 달리 광고를 삽입한 대신 음악을 무료로 듣는 기능이 빠졌다. 한국 서비스인데 곡명이 영어로 돼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는 스포티파이에서 'I Will Go To You Like the First Snow'로 떴다.
하지만, 해외 음악을 즐겨듣는 음악 팬들은 스포티파이 론칭을 반기는 분위기다. 국내 음원 플랫폼에 서비스되지 않는 해외 유명 가수들의 음악을 우회접속 없이 합법적으로 들을 수 있는 길이 열려서다. 스포티파이는 6,000만곡 이상의 음원을 보유, 전세계 사용자수가 3억 2,000만명에 이른다.
직장인 김인석(38)씨는 "스포티파이 론칭 소식을 듣고 오늘 앱을 깔았고, (일본 유명 록그룹) 미스터칠드런 음악을 들으며 출근했다"며 "국내 음원 플랫폼엔 들을 수 없는 해외 음악이 많아 스포티파이를 쓰면서 국내 음원 플랫폼을 같이 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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