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신용평가서비스 모형도 구축
하반기 기업금융 서비스도 시작
지난해 1,14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내며 빠르게 덩치를 키운 카카오뱅크가 올해는 중저신용자·중금리 대출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은행들이 앞다퉈 신용대출 문을 좁히고 있어, 올해 중금리 대출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2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 중금리·저신용자를 위한 대출 상품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2018년 매년 1조원 정도의 중금리대출 공급을 약속했는데,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다"며 "올해는 적어도 지난해(1조4,000억원 규모)보다는 획기적으로 (중금리대출)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카카오뱅크는 중금리 대출시장 활성화를 전면에 내걸고 출범했지만, 그간 대출 대부분을 고신용자에게만 집중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해 국감 당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6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1~4등급(고신용) 신용대출 금액 비중은 98.46%에 달했고, '중저신용자'로 분류되는 5~6등급 액수는 1.37%, 7등급 이하는 0.17%에 그쳤다.
올해 중금리 대출 비중을 대폭 늘릴 것으로 약속한 만큼 기존에 제공되던 고신용자 신용대출 규모는 축소된다. 최근 일선 은행들이 가계빚 총량 관리를 위해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는 추세에 발맞춘 조치이기도 하다.
카카오뱅크는 앞서 고신용자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낮춘 데 이어, 이날부터는 고신용자 대출상품 최저금리를 0.34%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반대로 기존에 제공하던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신용대출' 금리는 최대 0.6%포인트 내렸다.
카카오뱅크는 기존에 대출을 받기 힘들던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자체 신용평가서비스(CSS) 모형도 구축 중이다. 지난 3년간 카카오뱅크가 모은 자체 정보에 더해 사실상 전 국민이 이용하고 있는 카카오 계열사 데이터도 협력을 통해 활용하기로 했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가 가진 10억건 넘는 결제 이력과 수십만 건에 달하는 대출 정보에 더해 모바일 이용자들의 행동 특성 등 비금융정보까지 결합한 데이터분석을 진행 중"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하반기 중에는 개인사업자 대상 기업금융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1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순이자 이익은 4,08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엔 이자뿐 아니라 비이자, 즉 수수료 부문에서도 흑자전환에 성공해 60억원 수준의 수익을 냈다. 연간 500억원 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600억원 가까운 수수료 수익이 들어온 셈이다.
윤 대표는 "월간, 주간 순방문자수(UV)는 은행권뿐 아니라 핀테크앱 포함된 금융권 앱 전체에서 1위"라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도 잠재고객을 위한 다양한 상품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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