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정보 수집·범행 모의
"유사 범죄 막을 당국 관리 절실"
'네오나치'(신나치주의)에 빠진 10대가 영국 최연소 테러범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소년이 처음 테러 자료를 수집하고 계획을 세운 나이는 불과 13세였다.
일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은 1일(현지시간) 런던 중앙형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테러 문서 배포 2건, 테러 자료 소지 10건 등 모두 12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된 콘월주(州) 출신 16세 소년이 죄를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조사 결과 이 소년은 네오나치를 신봉하며 관련 조직을 이끈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소년의 집을 압수수색해 휴대폰과 컴퓨터에 저장된 살인 방법 자료들과 나치 상징기(旗) 등을 발견했다.
소년이 온라인을 통해 폭탄 제조법을 습득하고 상당한 양의 극우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한 2018년 10월 당시 소년의 나이는 13살이었다. 이때부터 백인우월주의 온라인 포럼에도 가입해 인종차별, 동성애 혐오, 반유대주의를 옹호하고 신나치주의를 찬양했다. 2019년 7월 경찰에 체포됐을 때 소년이 진술한 저런 언행의 이유는 '멋있어 보이기 위해서'였다.
인터넷 덕에 소년의 행각은 국가를 넘나들었다. 2018년 말 국제 네오나치 단체 'FKD(Feuerkrieg Division)'를 만든 동갑내기 에스토니아 소년과 접촉한 소년은 FKD 영국지부를 이끌며 테러에 가담할 인원을 모집했다. 지난해 초 해산된 것으로 알려진 FKD는 10대가 주축인 테러 모의 조직이었다. 극우 테러를 일으킨 범죄자들을 우상화하며 조직원끼리 폭발물 만드는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고 한다.
소년의 변호를 맡은 데니 매튜스는 "피고는 우울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며 "그가 한 일은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들의 인정 받으려는 행동이었을 뿐"이라고 변론했다.
소년은 영국 역사상 가장 이른 나이에 테러리스트가 된 범죄자다. 이전까지는 2015년 10월 호주에서 테러를 계획한 혐의로 그해 붙잡힌 14살 소년이 최연소 테러리스트였다.
이렇게 테러리스트 연령이 내려가는 건 아무래도 인터넷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심리 상태가 불안정한 아이들이 온라인에서 극단주의 자료를 찾아보고 비슷한 범죄를 계획하거나 실행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도 17세 소년이 FKD에 가담해 테러를 준비했다는 혐의로 수감됐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마틴 스노든 북동부 대테러대책본부장은 "무분별하고 광범위한 인터넷 검색과 사용이 그들의 욕망을 부추긴다"며 유사 범죄를 막을 당국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연소 테러범 선고 공판은 8일이다. 마크 데니스 담당 판사는 최종 형량 결정에 소년의 나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년의 범죄가 진짜 확신에서 비롯한 고의적 행위인지 미성숙한 사고에서 파생한 우발적 행동인지 따져 봐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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