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와이번스 김강민이 2일 스프링캠프지인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공원야구장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다. 서귀포=뉴시스
지난 20년 SK 와이번스 역사의 산증인이다. 팀의 정규시즌 통산 1,437승(1,328패)과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3번의 정규시즌 우승을 현장에서 고스란히 지켜봤다. 베테랑 김강민(39) 얘기다.
2021년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공원 야구장에서 만난 김강민은 “첫 드래프트(2001년)에 지명받아 입단했는데 어쩌다 보니 SK 야구단보다 더 야구를 오래 하게 됐다”면서 웃었다.
그는 SK의 첫 드래프트였던 지난 2001년 2차드래프트 전체 18순위로 입단해 1,743경기에서 통산 타율 0.276에 123홈런, 622타점 등으로 활약했다. 특히 넓은 범위를 확실하게 커버하는 그의 ‘짐승 수비’는 여전히 빛난다. 통산 1,988루타로 2,000루타 기록도 코앞이다.
SK 코치인 박정권(40)도 2000년 입단(쌍방울)해 줄곧 팀을 지키다 2019년을 끝으로 은퇴했고, 2004년 입단한 정우람(36ㆍ한화)과 2005년 데뷔한 정근우(전 LG)도 지금은 팀을 옮겼거나 은퇴했으니 현재는 김강민이 최고령 프랜차이즈 스타다. 입단 이후 2005년 최정(SK), 2007년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의 입단 등 SK와 함께 20년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 했다.
SK에서만 20년을 뛰었기에 신세계그룹의 야구단 인수 소식은 김강민에게도 충격이었다. 그는 “구단 인수 얘기는 매번 풍문만 돌 뿐이지 실제로 이뤄진 건 거의 없었다”면서 “이번에도 소문이 돌 때 해프닝일 줄 알았는데 점점 구체화돼 놀랐다. 섭섭한 마음이 없진 않다”고 털어놨다.
김강민은 그러나 역시 프로였고 베테랑이었다. 그는 “선수들도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에겐 야구가 우선이다”라고 했다. 그래서 매각이 발표된 이후에도 이곳 서귀포 전지훈련장에 본대보다 먼저 건너와 연습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지난해 실수(리그 9위)를 되풀이해선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는 야구가 우선이다. 누가 인수를 하든 선수가 야구를 하는 것은 똑같다”면서 “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구단(프런트)이 하고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즉 열심히 시즌을 준비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한국 나이로 불혹인 김강민은 그라운드와 작별할 날이 머지않다.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었던 정근우를 비롯해 김태균(전 한화) 등 동갑내기는 지난해 은퇴했다. 김강민은 “언제 야구를 그만둘지 모르겠지만 새 유니폼을 입고 좋은 모습을 많이 남기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팬들에게 부탁을 남겼다. 그는 “20년 동안 SK를 사랑해 주신 팬들의 마음을 안다. 아무렇지도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팀이 아예 없어지는건 아니다. 추억은 여전하고 선수들도 그대로다. 선수들도 팬들에게 조금 더 다가가려고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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