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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쿠데타, 국제 사회가 우려한다

입력
2021.02.02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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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쿠데타로 최고권력자 자리에 오른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이 2015년 수도 네피도의 집무실에서 집권 국민민주연맹(NLD) 대표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악수하고 있다. 네피도=AFP연합뉴스

1일 쿠데타로 최고권력자 자리에 오른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이 2015년 수도 네피도의 집무실에서 집권 국민민주연맹(NLD) 대표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악수하고 있다. 네피도=AFP연합뉴스

미얀마 군부가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 집권 국민민주연맹(NLD) 고위 인사를 구금하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군은 국영 TV를 통해 지난해 말 치러진 "총선 부정 조사를 위한 조치"라며 이날 예정된 국회 개회도 연기했다. 군 출신의 현 부통령에게 임시 대통령직을 맡긴다면서도 대통령을 넘어서는 권한을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갖는다고 해 군부의 정권 장악을 분명히 했다.

미얀마는 1948년 영국에서 독립하고 10여년 만에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가 반세기 넘게 통치해 왔다. 그 사이 군정 종식을 요구하는 항거가 여러 차례 있었다. 특히 '양곤의 봄'으로 시작된 1988년 민주화 시위 때는 군부의 유혈 탄압으로 수천 명이 숨지는 아픔을 겪었다. 그런 고통을 딛고 따낸 결실이 2011년 민정 이양이었고 2015년 총선에서 수치가 이끈 NLD의 압승과 이듬해 문민정부 출범이었다. 이번 쿠데타는 이처럼 도도한 미얀마 민주화를 거스르는 만행이 아닐 수 없다.

군은 지난해 11월 총선 직후부터 유권자 중복 등록 등 광범위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왔다.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 헌법이라도 폐기해야 한다"는 흘라잉 사령관의 발언은 쿠데타 암시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군과 그와 결탁한 야당의 주장이 얼마나 믿을 만한지 알기 어렵거니와 설사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합당한 법적 절차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시비를 가려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미얀마 시민이 지난 시기 치렀던 안타까운 희생을 세계는 기억하고 있다. 민정 5년 만에 다시 과거로 후퇴하려는 사태에 "민주주의를 지연시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며 분노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수치가 이끄는 미얀마에서도 로힝야족 탄압이나 지지부진한 경제 등 숙제가 산적하다. 그러나 당장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군부 재집권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 두 차례 연거푸 총선에서 거둔 여당의 압승이야말로 미얀마의 진정한 민의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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