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해 가전 사업의 선전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올해부턴 '자동차 전장사업(VS)'이 실적을 견인하는 효자 역할을 할 거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만년 적자로 그간 그룹의 골칫덩이였는데, 올해는 전기차 시장의 폭풍 성장과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사인 캐나다 마그나와의 합작 효과로 6년 만에 적자 고리를 끊을 가능성이 대폭 커져서다.
전기차 부품 합작사 'LG마그나' 7월 출범
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마그나와의 합작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내달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7월 공식 출범한다.
현재 LG전자엔 TV(HE), 생활가전(H&A), 스마트폰(MC), 전장(VS) 등 5개 사업본부가 있는데, VS는 자동차 부품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디스플레이 오디오 등), 전기차 모터, 자동차 램프 등 생산품 중 전기차 부품 사업만 따로 떼어내 합작사로 넘기게 된다.
LG전자에서 분할된 사업부문이 합작사의 지분 51%를, 마그나가 49%(4억5,300만달러·5,016억원)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합작사 가치는 1조원 정도다. 앞으로 LG마그나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모터, 인버터, 배터리 히터와 같은 전기차 동력장치들을 만들게 된다.
LG전자 "만년 적자 전장사업, 올해 흑자전환 전망"
모터를 비롯해 자동차 전기 장비를 아우르는 '전장사업'은 초고속 성장산업으로 꼽힌다. LG전자는 2013년 전장 사업 본부를 만든 이후 쉼없이 달려왔지만 성과는 거의 없었다. 2015년 처음으로 흑자를 낸 이후 내리 적자였다. 지난해에도 3,675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LG전자는 지난달 29일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흑자전환 전망에 변경은 없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만약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 6년 만에 적자 고리를 끊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흑자 전환 가능성에 무게를 둔 전망이 잇따른다. 이는 LG전자가 추진한 전장 사업이 거의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VS본부는 영업 적자를 내긴 했지만 매출은 5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2019년 4분기 -4.7%에서 지난해 4분기엔 -0.1%로 적자 축소 움직임이 뚜렷하다.
올해부턴 합작사 효과까지 더해지면 LG전자의 전장사업이 드디어 꽃을 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LG전자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디스플레이 오디오 등) 분야는 업계 상위권이다. 여기에 2018년 세계 5위권(생산량 기준)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 ZKW(생산량 기준 세계 5위권)를 품은 데 이어 이번에 전기차 부품 합작사까지 세우면서 전장 사업 경쟁력을 높일 3대 기반이 마련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로선 마그나를 통해 글로벌 수주 규모를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1분기 전장 사업 매출 40% 전망
증권가에선 올 1분기 LG전자의 5개 사업본부 중 매출 증가가 가장 두드러지는 사업부서로 VS본부가 꼽힌다. VS본부의 지난해 1분기 매출은 1조3,190억원이었는데 올 1분기엔 1조7,000억원을 웃돌아 40%가량 뛸 거란 전망이다.
연간으로는 처음으로 3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거란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로선 VS본부가 흑자전환에만 성공해도 영업이익이 3,000억원 넘게 커지는 효과를 보게 된다. 메리츠증권은 VS본부의 영업이익 비중이 올해 2% 수준에 머물지만 매년 증가해 2023년엔 11%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시장의 기대감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LG마그나가 오는 7월 출범해 당장 수주에 성공해도 제품 양산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으로 잡히는 시점은 빨라도 내년 이후에나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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