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내에 검찰개혁 등 진전 주문한 듯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박범계 신임 법무부장관에 “권력기관 개혁은 끝난 게 아니다”며 “중요한 발걸음을 옮겼을 뿐이며 지속적으로 더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정식 출범 등으로 가시적 성과를 내고는 있지만, 아직 임기 내에 검찰개혁을 더 진전시켜야 한다는 뜻을 박 장관에게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박 장관과 한정애 환경부 장관,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환담장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환담장에서 특히 박 장관을 향해 “참여정부 시절 검찰 개혁을 담당하는 등 평생을 검찰 개혁을 화두로 해왔으니 운명적 과업인 것 같다”며 “단단한 각오로 잘해 주실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과 박 장관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당시 민정수석과 민정비서관으로 호흡을 맞췄다. 때문에 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당시부터 구상해 왔던 검찰개혁의 의미를 다시 환기시키면서 이에 대한 적극적 실현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수사체제 변화로 국가가 갖고 있는 수사의 총역량이 후퇴하지 않아야 한다”며 “수사기관의 협력이 중요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까지 포함해 고위공직자에 대한 사정 역량이 대폭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으로 고위 공직자 연루 사건을 두고 검찰과 공수처의 주도권 갈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조화로운 관계 설정을 해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의 당부에 박 장관도 “검찰의 정의가 ‘나홀로 정의’가 아닌 수용자나 구성원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공존의 정의’가 되도록 조직문화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들을 설득하기 이전에 직접 소통해 이해를 구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검찰과 대립각을 세운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 달리 검찰과 충분히 대화하겠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박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검찰개혁을 완결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라는 뜻을 담아 ‘완결’을 뜻하는 한 송이 장미와 ‘정의’를 뜻하는 초롱꽃으로 구성된 꽃다발을 전했다. 박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꽃다발과 임명장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변치 않을 정성스런 마음으로 보필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썼다.
문 대통령은 한정애 장관을 향해서는 “환경부는 그린 뉴딜과 2050 탄소중립이 중장기 과제”라며 "우리 정부에서 확실한 출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인 시나리오와 로드맵을 완성해야 하는데 잘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황 처장에게는 “보훈처는 아덴만의 영웅, 참군인으로 칭송받는 분이 신임 처장이 된 것만으로 위상이 새로워졌을 것”이라면서 “보훈대상자들이 점점 고령화하는데 어떻게 발전해야 할지 모색해 주시고, 보훈수당 인상이 전체 복지를 높이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황 처장은 2011년 1월,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들에게 피랍된 선원들을 구출한 '아덴만 여명작전'의 지휘관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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