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전위 산하 검토위 사고 조사 중간 보고서 공개
내년 예정된 일본전력 폐로 작업도 차질 우려
폐로가 추진되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2, 3호기 원자로 건물 5층 부근에서 1시간 안에 사망할 정도로 인체에 치명적인 고농도 방사선이 방출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내년부터 시작될 2호기 원자로 내 핵연료 찌꺼기 반출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27일 일본 일간 재팬타임스 등에 따르면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산하 검토회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와 관련해 2019년 9월 재개한 조사의 중간보고서 초안을 전날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위원회는 "원전 내 제2,3호기 원자로 건물 5층 부근에 방사선량이 매우 높은 설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고농도 방사능 물질에 오염된 것은 원자로 격납 용기 바로 위에서 덮개 역할을 하는 직경 12m, 두께 약 60㎝의 원형 철근콘크리트 시설이다.
총 세 겹으로 이뤄진 이 덮개의 안쪽 부분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양을 측정한 결과, 2호기는 약 2~4경(1조의 1만배) 베크렐(㏃·방사성 물질의 초당 붕괴 횟수), 3호기는 약 3경 베크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인체에 피폭되는 방사선량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10시버트(㏜·인체피폭 방사선량) 전후로, 사람이 이 환경에 노출되면 1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베크렐은 원자핵이 붕괴하면서 방출하는 방사능 강도를, 시버트는 방사성 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지표다.
검토회는 대량의 세슘이 덮개 안쪽에 부착된 이유에 대해 폭발사고 직후에 덮개가 방사성 물질이 바깥으로 누출되는 것을 막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수소 폭발로 덮개 부분이 변형된 1호기는 2, 3호기보다는 적은 약 160조 베크렐의 세슘이 부착된 것으로 추정됐다.
당초 후쿠시마 원전 운용업체인 도쿄전력은 내년부터 원전사고 때 2호기 원자로에서 녹아내린 핵연료 잔해를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결과에 따라 폐로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덮개 무게만 465톤에 달해 철거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신문에 따르면 검토회는 당시 격납용기 손상을 막기 위해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는 증기를 대기로 방출한 '벤트'(vent) 과정을 검증해 1, 3호기의 증기가 원자로 건물 내에 역류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을 통해 3호기에서 폭발이 여러 차례 일어난 사실도 확인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는 사고 10주년인 3월에 최종 보고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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