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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판결문에도 적시된 윤석열·이성윤 갈등... 법원 "기소 과정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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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판결문에도 적시된 윤석열·이성윤 갈등... 법원 "기소 과정 문제 없다"

입력
2021.01.29 19: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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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崔 기소 결정 구체적 과정 기재
법무부 "이성윤, 피의자 소환 등 보완수사 주장"
공판검사 "수사팀 교체 예상에 기소 결재 미뤄"
재판부 "검찰총장이 '수사팀 직접 지휘'도 적법"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 경력 확인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 경력 확인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 대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허위 인턴경력서’ 발급 의혹 사건의 1심 재판 과정에서 최대 쟁점 중 하나는 ‘검찰의 기소가 검찰청법 위반인지’의 문제였다. 지난해 1월 수사팀(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아니라, 윤석열 검찰총장 지시를 받아 최 대표 기소를 강행했던 탓이다. 최 대표는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을 통하지 않고 직접 수사팀을 지휘한 건 서울중앙지검장의 소속 검사 지휘ㆍ감독권 침해”라며 “적법 절차를 위반한 공소권 남용”이라고 주장해 왔다.

29일 공개된 이 사건 1심 판결문에는 작년 1월 23일 최 대표 기소가 이뤄진 구체적 경위가 상세히 기재돼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법무부가 이 지검장 입장을 반영해 작성, 재판부에 송부한 것으로 보이는 검찰사무보고와 수사팀(윤 총장 측)의 설명에 엇갈리는 대목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이다. 이 지검장과 윤 총장 간 대립이 사실상 법원 판결문에 고스란히 적힌 셈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우선 법무부는 재판부에 보낸 문서에서 ‘윤 총장이 검찰 중간간부 인사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해 1월 22일, 최 대표 기소를 밀어붙였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지검장이 ‘최 대표 소환’ 등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음에도, 윤 총장이 “무조건 인사 발표 전에 오늘 기소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 지검장은 송경호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 고형곤 당시 반부패수사2부장에게 “피의자의 출석 의사 유무를 확실히 묻고, 출석 의사가 있으면 충분한 변명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시했으나, 두 사람은 “윤 총장 지시가 위법하지 않으면 따라야 한다”고 반발했다고 법무부는 전했다.

윤 총장과 수사팀, 이 지검장 간 ‘신경전’은 최 대표 기소와 검찰 인사가 한꺼번에 이뤄진 1월 23일 오전에도 지속됐다. 윤 총장은 당일 오전 8시55분쯤, “업무 개시 직후 기소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약 20분 후, 이 지검장은 윤 총장에게 메신저 쪽지를 보내 “오늘 기소하라는 지시는 이유나 정당성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재고해 달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리고 15분 후쯤, 최 대표의 공소장이 법원에 접수됐다. 수사팀이 직속 상급자인 이 지검장 대신, 검찰의 최고 수장인 윤 총장 지시를 따랐던 것이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해 10월 19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해 10월 19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그런데 공판검사가 재판부에 내놓은 설명은 법무부와는 결이 꽤 달랐다. 법무부는 작년 1월 22~23일 상황에 대해서만 밝힌 반면, 공판검사는 그 이전 상황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수사팀은 2020년 1월 14일 이 지검장 부임 후, 최 대표 기소 계획을 보고했다. 그러나 이 지검장은 특별한 의견을 밝히지 않다가, 중간간부 인사로 수사팀 교체가 예상되자 갑자기 소환조사 필요성을 제기하며 결재를 미뤘다”는 설명이었다.

특히 이 지검장을 ‘직격’하기도 했다. 공판검사는 “검찰총장 지시가 위법ㆍ부당하지 않은데도, 이 지검장은 이를 위반했다”며 “법무부의 회신은 사건 보고과정을 일방적으로 발췌ㆍ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윤 총장이 ‘무조건 오늘 기소’만 거듭 지시했다는 주장은 사실 왜곡”이라고도 했다. 당시 윤 총장은 ‘인사 발표 후 기소하면, (수사팀) 좌천인사에 따른 보복기소라는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이 지검장에게 충분히 설명했다고도 덧붙였다. 지난달 15일 법정에서도 공판검사는 이 같이 주장했다.

양측 입장이 이처럼 첨예하게 갈린 가운데, 법원은 최 대표 기소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전날 최 대표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검찰총장은 지방검찰청 소속 공무원도 지휘ㆍ감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이나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를 직접 지휘했더라도, ‘검찰청법 위반’으로 볼 수는 없다는 판단이었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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