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아모레퍼시픽이 선보인 사회공헌 프로젝트 '20 by 20'는 처음부터 여성들을 위해 설계됐다. 2020년까지 20만명의 여성들에게 건강한 삶을 지원한다는 목표 아래, 매년 최소 7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게 골자다.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에 열을 올리지만, 아모레퍼시픽처럼 '여성'에 초점을 맞춰 사회공헌을 전개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아모레퍼시픽이 사회공헌 키워드를 여성에 맞춘 건 '여성의 삶을 아름답게 한다'는 창립 이래 꾸준히 이어져 온 회사의 소명 때문이다. 국내 간판 화장품 기업으로 사실상 여성과 함께 성장해 온 만큼 모든 여성이 풍요로운 삶을 사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돼야 뜻에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우리는 '더 아름다운 세상'(A MORE Beautiful World)이라는 비전 아래 모든 여성이 저마다 꿈꾸는 삶을 누리며 더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는 핑크리본 캠페인이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은 2000년 설립기금 전액을 출연해 국내 최초로 유방 건강 비영리 공익재단인 '한국유방건강재단'을 세웠다. 유방암은 갑상선암을 제치고 한국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0%로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유방 건강을 지키려면 스스로 건강을 돌보는 습관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족과 사회적 관심도 중요하다고 봤다. 아모레퍼시픽이 재단을 세우고 매년 대대적으로 핑크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다.
핑크리본 캠페인은 유방암 인식개선, 건강 강좌, 검진 지원, 수술치료비 지원을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캠페인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는 '핑크런'이다. 올해로 21년째를 맞이한 핑크런은 이름 그대로 러닝 축제로 자가 검진을 통한 유방암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 지난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처음으로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했는데 어느서든 쉽게 참여할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아모레퍼시픽의 사회공헌은 해외에서도 이어진다.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엔 중국까지 핑크런 행사를 확장해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의식 향상을 위한 글로벌 캠페인으로 자리잡았다"고 자평했다. 중국 사회적책임(CSR) 연구재단 신타오는 이를 두고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빈곤 지역에서 실시한 양대암 건진 교육 덕분에 유방암 조기 발견으로 치료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2008년 첫 선을 보인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란 사회공헌도 회사 측이 자신 있게 내세우는 활동 중 하나다. 이 활동은 항암 치료 과정에서 피부 변화, 탈모 등 급작스러운 외모 변화로 심적 고통을 겪는 암 환자들에게 스스로를 아름답게 가꾸는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교육 캠페인이다. 여성 암 환자는 일반 여성보다 체형 변화에 대한 스트레스가 2배, 탈모는 3배, 피부 변화에 대한 스트레스는 2배 더 높다. 따라서 치료 후 꾸준한 외모 관리는 환자들이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게 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 이 프로그램은 투병 중 겪는 심적 고통과 우울증을 털어내는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 캠페인은 회사의 방문판매 직원인 '아모레 카운셀러'와 아모레퍼시픽 교육 강사의 재능 기부로 이뤄지도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11년 중국, 2015년 베트남, 2017년 싱가포르, 홍콩, 대만에 이어 2018년 태국, 2019년 말레이시아로 이 캠페인을 확대했다. 한국을 포함한 8개 국가에서 총 1만7,719명의 암 환자가 이 프로그램 도움을 받았다. 현재 항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암 치료 후 2년 이내의 환자라면 누구나 신청(http://apgroupcsr.com)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아모레퍼시픽은 한부모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창업자금을 연 1%의 저금리로 빌려주는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른바 '희망가게' 사업이다. 이 사업은 창업자인 서성환 선대회장의 가족들이 여성과 아동 복지 지원에 힘쓴 창업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2003년 창업주의 유산을 기부하면서 시작됐다.
2004년 1호점 개점 이후 2019년까지 총 402개의 가게가 이 프로그램 도움을 받았다. 공모를 통해 선발되는 희망가게 창업 대상자에게는 보증금을 포함해 최대 4,000만 원의 창업자금을 연 1%로 빌려준다. 상환금은 또 다른 여성 가장의 자립을 돕는 창업 지원금으로 적립되고, 상환기간은 8년이다. 창업 대상자로 선정되면 업종별 전문가들의 맞춤형 컨설팅은 물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개인기술교육비로 최대 200만원까지 지원해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전쟁 직후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여성 가장이 일할 수 있도록 방문 판매 제도를 도입했는데 이런 경영 활동이 배경이 돼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2008년부터는 취약계층 여성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직업 훈련 등을 하는 사회복지 기관을 지원하는 ‘뷰티풀 라이프’ 사업도 하고 있다. 메이크업·헤어 아티스트를 꿈꾸는 청소년들을 모아 진로 상담을 해주는 건 물론 장학금을 지원해 해당 분야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이 사업 역시 아모레퍼시픽 소속 직원의 재능 기부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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