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옛 현대상선)이 국내 기업들의 원활한 수출 지원을 위해 미주노선에 이어 유럽 노선 운항에도 나선다. HMM을 선두로 다른 해운사들도 컨테이너선 긴급 투입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길’ 확대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HMM은 31일 5,0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HMM 프레스티지호’를 유럽 노선에 투입한다고 27일 밝혔다.
HMM 프레스티지호는 국내 수출기업 화물 2,600TEU를 포함해 총 4,200TEU의 화물을 싣고 부산항에서 유럽으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3월 4일), 독일 함부르크(3월 7일)에 도착할 예정이다. 선적된 주요 품목은 화학제품, 철강, 기계류, 자동차부품, 가전, 타이어, 건설자재 등이다.
HMM은 정부의 수출기업 지원 요청에 따라 이번 유럽 노선의 첫 임시선박 투입을 결정했다. 최근 수출기업들은 해상운임 인상, 컨테이너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해 상반기 위축됐던 수출물동량이 하반기에 집중되면서 9월부터 아시아에서 북미로 가는 미주항로 운임이 급격히 상승했다. 또한 유럽·동남아항로에도 운임상승세가 확산됐다. 특히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2일 기준 2868.95포인트로, 지난해 1월(1,023포인트)보다 3배 가까이 치솟은 상태다.
HMM 관계자는 “지속적인 임시선박 투입은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는 국내 화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로 바닷길이 중요해지는 지금 세계 곳곳으로 수출 화물의 차질 없는 운송과 대한민국 해운 재건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HMM은 28일 러시아 노선에도 1,700TEU급 컨테이너선 ‘인제뉴어티호’를 임시선박으로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인제뉴어티호’는 28일 부산항을 출발, 30일 러시아 보스토치니에 도착할 예정이다. HMM 외에도 남성해운은 이달 30일 동남아 항로에 700TEU급 컨테이너선을 투입하고, SM상선도 다음달 중으로 3,400TEU, 6,500TEU급 2척 투입해 수출기업 지원 나설 예정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적선사들의 임시선박 투입으로 수출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수는 있지만, 본질적인 해결방법은 아니다”며 “중소기업들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선박 확보를 위해서는 대기업처럼 국적선사와 장기운송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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