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SW)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해 4분기, 분기 사상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콕'이 일상화되면서 클라우드, 비디오게임과 같은 각종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와 기기들이 디지털 생활을 뒷받침하는 필수품으로 떠오르면서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직후 "코로나19로 2차 디지털 혁신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며 디지털 사업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웃도는 실적과 미래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MS 주가 축포로 화답했다.
코로나 덕에 실적 대박 낸 MS
MS는 26일(미국 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9~12월) 431억달러(한화 47조6,039억원)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MS 영업이익은 179억달러(19조7,633억원)를, 순이익은 155억달러(17조1,135억원)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9%와 33%씩 늘어난 규모다.
MS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의 일등 공신은 코로나19다. MS는 개인과 기업의 컴퓨팅 기기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제조하는 업체다. MS가 만든 '윈도우(window) 운영체제'를 비롯해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와 같은 각종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MS는 2014년 사티아 나델라 CEO 취임 이후 '클라우드'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데이터를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컴퓨터에 저장해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인데, 미래 최고 유망 업종으로 꼽힌다. MS는 이 클라우드에서 자사의 각종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의 근무 방식이 빠르게 재택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기업용 클라우드 수요가 폭발했다. MS의 지능형 클라우드 수익은 146억달러로 지난해 4분기보다 23% 증가했다. 특히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애저(Azure) 수익은 50%나 증가했다. MS는 애저의 수익을 상세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애저의 기업 고객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추정한다. MS에 따르면 포천(Fortune)지 선정 500대 기업 중 95%가 애저 고객이다.
코로나 덕분에 MS의 게임 사업도 대박을 쳤다. MS의 지난해 4분기 개인 컴퓨팅 수익은 151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다. 이는 MS의 게임 플랫폼인 엑스박스 콘텐츠와 관련 서비스 수익이 40% 증가하면서 가져온 결과로 분석된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MS의 게임 패스 사용자(월이용료 10달러)는 1,800만명으로 3개월 전보다 300만명 늘었다. 엑스박스 라이브 온라인 게임 서비스의 경우 월간 사용자가 1억명 이상으로 추정됐다.
주가도 최고가 경신
MS의 어닝서프라이즈에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26일 MS 주가는 232.33달러로 마감하며 52주 최고가에 근접했다. 실적 발표 후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폭발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최고 6%까지 뛰었다. MS 주가는 지난해 1년 동안 41%나 뛰었는데, 새해 들어서도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중이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이와 관련 "지난해 우리가 목격한 것은 모든 회사와 모든 산업을 휩쓸고 있는 2차 디지털 혁신이 시작된 것"이라며 "자체 디지털 역량을 구축하는 건 모든 조직의 성장을 이끄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MS와 함께 미국내 간판 IT 기업인 애플과 페이스북, 테슬라는 27일 장 종료 후 실적을 발표한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MS가 깜짝 실적을 낸 만큼 투자자들은 이들 회사에 대해서도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 IT 기업들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엔 오프라인 비디오 게임 업체인 게임스톱이 하루 동안 주가가 무려 127%나 상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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