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바이든과 첫 통화 전에 시 주석과 통화
"한반도 문제 해결 위한 역할을" 주문
시 주석 "남북·북미 대화 지지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남북ㆍ북미 대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양 정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을 다시 추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26일 오후 9시부터 40분간 통화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한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멈춰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기 위해 중국이 북한을 움직여 달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시 주석이 호응했는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시 주석은 "남북ㆍ북미 대화를 지지한다"며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한국의 역할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최근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밝힌 대외적 입장을 볼 때, 미국ㆍ한국과 대화의 문을 닫지 않은 것으로 본다"면서 "한반도 정세는 총체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 방한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시 주석은 지난해 방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문 대통령은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조기에 (시 주석) 방한이 성사될 수 있도록 양국이 계속 소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따뜻한 국빈 방문 초청에 감사하다"며 "(조기 방한을 위해) 양국 외 교당국이 상시적 연락을 유지하고, 밀접히 소통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의 통화는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청와대는 '정례적인 통화'라고 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으로 미중 패권 경쟁이 새 국면 진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통화라 관심이 집중됐다. 바이든 정부가 이른바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고 글로벌 리더로 복귀할 채비를 하는 와중에 한중 정상이 통화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첫 통화를 하기 전이라는 점도 이목을 끌었다.
다만 청와대는 "이번 한중 정상통화가 바이든 정부의 출범과 연관이 깊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둔 것 등을 계기로 삼아 통화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두 정상은 '한중 문화 교류의 해'(2011~2022년)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한중 관계 미래발전위원회'를 통해 향후 30년 발전의 청사진을 함께 구상해 나가기로 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 생일(이달 24일)에 맞춰 축하 서한을 보내 "따뜻하게 축하했다"고 청와대는 공개했다. 시 주석은 서한에서 "문 대통령과 함께 노력해 올해 한중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올해도 한중 관계 도약과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해 시 주석과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답신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문 대통령 생일에도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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