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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더 드리퍼'의 회화 혁명

입력
2021.01.28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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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잭슨 폴록

액션 페인팅으로 추상표현주의의 시대를 개척한 잭슨 폴록. 위키피디아

액션 페인팅으로 추상표현주의의 시대를 개척한 잭슨 폴록. 위키피디아


잭슨 폴록(1912.1.28~ 1956.8.11)은 20세기 미국 문화의 아이콘으로 꼽을 만한 인물이다. 그는 스스로 명명한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 기법으로 추상표현주의를 급진적으로 이끌며, 개념미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대중 문화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제임스 딘이 교통사고로 숨진 이듬해, 그도 뉴욕 이스트햄프턴(East Hampton)의 집 인근에서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전복 사고로 숨졌다. 전 세계 화단에 혼돈에 가까운 충격을 안기며 각광받던 무렵이었다. 당시 그는 치장을 경멸했던 그의 예술적 페르소나처럼, 맨발에 반바지와 셔츠 차림이었고, 어떤 장신구도 신분증도 없었다. 훗날 디오르, 헬무트 랑, 이브 생 로랑 등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들이 그의 액션페인팅 기법을 의상 디자인에 도입한 것은 흥미로운 아이러니였다.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태어나 LA와 뉴욕에서 조각과 회화를 공부한 그는 뉴욕 화랑계의 거물인 페기 구겐하임의 눈에 띄어 1943년 첫 개인전으로 뉴욕 화단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의 화풍이 추상화로 전환한 것은 데뷔 직후부터였다. 앞서 그는 미국 원주민들의 샌드페인팅(sand painting)과 멕시코 화가 다비드 시케이로스(David Siqueiros)의 대담한 표현법- 예컨대 붓을 캔버스에 떨어뜨리는 기법-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20대 중반부터 알코올 중독으로 심리분석 등 정신과 치료를 경험했고, 양극성 장애를 앓았다는 설도 있다.

그는 기존 화단에 저항하듯 캔버스에 물감을 뿌리고, 붓고, 신발로 밟고, 농구공을 굴림으로써, 분노와 슬픔과 쾌감을 표현했고, 음악에 취해 그 감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평단과 언론은 그를 연쇄살인마 '잭 더 리퍼'에게서 유래한 별명 '잭 더 드리퍼(Jack the Dripper)'라 불렀다.

1950년 미국 대표 작가로 베니스비엔날레에 참가한 직후 스스로에게서 도피하듯 술에 절어 지내며 사실상 작업을 멈췄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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