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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전에 일단 뚫자'… 증시 열풍에 '마통' 개설 벌써 3만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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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전에 일단 뚫자'… 증시 열풍에 '마통' 개설 벌써 3만건

입력
2021.01.24 16:30
수정
2021.01.24 16:3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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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경고음 잇따라

지난달 23일 서울의 신한은행 한 지점 창구. 각 은행들이 신용대출을 틀어막으며 전체 은행권 신용대출이 다소 줄어든 지난달과 달리 올해 초부터는 다시 신용대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서울의 신한은행 한 지점 창구. 각 은행들이 신용대출을 틀어막으며 전체 은행권 신용대출이 다소 줄어든 지난달과 달리 올해 초부터는 다시 신용대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해 들어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마이너스 통장(마통)이 3만건 넘게 개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달아오르면서 '빚투'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24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들 은행의 신규 마이너스통장 개설 건수는 14 영업일 동안 3만1,305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2,000건 넘는 마통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21일 기준 마통 잔액은 47조2,076억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6,800억원 가까이 불어났다.

이는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개인이 14조5,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코스피 3,000을 떠받치는 '큰 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시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예탁금은 70조원에 육박하고 있고,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인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7일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뒤 18일 21조3,46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주식 투자를 위해 개인들이 사실상 가능한 모든 곳에서 돈을 끌어오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이 고액 신용대출 규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마이너스통장은 규제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분간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고액 신용대출의 경우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하도록 하는 '원금 분할상환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규제가 생길 경우 매달 수백만원에 달하는 원금을 이자와 함께 갚아야 하는 만큼 '빚투'나 '영끌' 목적의 대출이 어려워진다. 다만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대출액이 정해져 있지 않은 만큼 규제가 적용되기 힘들다.

21일 기준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9,583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에 비해 1조3,100억원 가량 늘어났지만, 당국이 관리하는 월간 대출한도(2조원)에는 아직 미치지 않는다. 앞서 올해 초 급격히 신용대출 잔액이 불어나자 당국이 각 은행 담당자들을 불러 가계부채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주문한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규제안을 발표한 뒤 마이너스 통장 개설이 하루 6,000건을 넘을 정도로 몰렸던 지난해 11월 만큼은 아니겠지만, 오는 3월 세부 규제 내용이 확정되면 마이너스 통장 수요가 당분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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