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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에게 자유를!"… 러시아 전역서 야권 운동가 석방 촉구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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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에게 자유를!"… 러시아 전역서 야권 운동가 석방 촉구 시위

입력
2021.01.2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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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후 최대 규모… "2500여명 체포"
영하 50도 야쿠츠크 등 시베리아ㆍ극동서도

러시아 경찰들이 23일 모스크바 푸슈킨 광장에서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러시아 경찰들이 23일 모스크바 푸슈킨 광장에서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영토가 11개 시간대에 걸쳐 있는 러시아의 전역에서 주말인 2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정적(政敵)인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체포된 참가자가 2,5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과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나발니를 지지하는 비허가 시위가 수도 모스크바와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베리아ㆍ극동 주요 도시 등 전국 60여개 도시에서 열렸다.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이유로 모든 지역 집회를 불허하며 참가자들을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나발니 지지자들은 시위를 강행했다.

시위 예정 시간인 오후 2시가 다가오자 모스크바에서는 시내 푸슈킨 광장에 나발니 지지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이내 광장이 시위대로 가득 찼다. 러시아 내무부(경찰)는 참가자 규모가 약 4,000명이라고 밝혔지만 로이터는 4만명가량으로 추산했다.

‘러시아는 자유로워질 것이다’나 ‘나는 두렵지 않다’, ‘무법에 반대한다’ 등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나온 참가자들은 “나발니를 석방하라” 같은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확성기로 코로나19 전파될 수 있는 만큼 집회를 열어서는 안 된다고 계속 경고지만 시위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해산 조짐이 보이지 않자 경찰ㆍ내무군은 무력으로 시위대를 몰아내기 시작했고, 저항하는 참가자들은 체포해 연행했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야도 시위 현장에서 체포돼 연행됐다가 이후 풀려났다.

경찰은 이날 모스크바에서만 952명의 참가자를 연행했다고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현지 비정부기구(NGO) ‘OVD-인포’를 인용해 로이터가 보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374명이 붙잡혀 갔고, 전국을 다 합치면 2,509명에 이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나발니 지지 시위는 이날 시간대가 빠른 극동 도시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트스키, 마가단, 유즈노사할린스크, 블라디보스토크, 야쿠츠크 등에서 먼저 시작됐다. 기온이 영하 50도까지 떨어진 야쿠츠크에서도 약 300명이 시내 광장에서 시위를 벌였고 일부는 경찰에 체포됐다. 울란우데와 노보시비르스크 등 시베리아 도시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이날 시위는 2018년 전국적으로 벌어진 연금법 개정 반대 시위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됐다. 나발니 측은 다음 주 주말인 30, 31일 다시 시위를 벌일 거라고 예고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시위를 조장했다며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을 비난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은 자국 문제에 집중하고 다른 나라 내정 간섭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증상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나발니는 독일 베를린에서 치료를 받아 회복한 뒤 17일 돌아왔고, 귀국하자마자 공항에서 당국에 체포됐다. 러시아 교정 당국인 연방형집행국은 나발니가 2014년 사기 연루 유죄 판결 관련 집행유예 의무를 지키지 않아 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었다고 체포 이유를 설명했다.

자국 정보 당국이 독극물 사건을 주도했다는 게 나발니 측 주장이지만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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