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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스가, 바이든과 이례적인 새벽 전화회담에 담긴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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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스가, 바이든과 이례적인 새벽 전화회담에 담긴 의도는?

입력
2021.01.28 14:42
수정
2021.01.28 15:44
N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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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공고한 동맹 과시하려는 의도 담겨
2월 스가 방미 일정 불투명 속 전화회담 서둘러
바이든 건강에 신경쓰는 백악관 분위기도 고려
'요시', '조'라 부르기로 했다며 '친분 구축' 부각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8일 새벽 도쿄 총리공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가진 뒤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에게 회담 내용을 밝히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8일 새벽 도쿄 총리공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가진 뒤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에게 회담 내용을 밝히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전화회담이 일본 시간으로 심야에 이뤄진 것을 두고 아시아에서 처음이자 공고한 미일동맹을 과시하기 위해 회담을 서두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미일동맹을 한 단계 강화했다고 평가받는 것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28일 일본 정부에 따르면, 두 정상 간 전화회담은 0시 45분부터 약 30분간 진행됐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27일(현지시간) 오전이었지만 시차로 인해 스가 총리는 심야까지 기다려 전화회담에 임한 것이다. 역대 일본 총리들의 전화회담 시간에 비해 상당히 이례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외교에서는 회담 순서 자체가 메시지가 된다"며 "동맹국인 일본에서 본다면 아시아 최초라는 위치를 확보하고 강고한 미일동맹 등을 세계에 발신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미국 백악관 내 분위기를 거론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라는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관리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전화회담은 주로 워싱턴 시간으로 저녁, 도쿄 시간으로 오전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전화회담 시간을 보더라도 아베 전 총리 재임 시인 2017년 1월 28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이 오후 11시 5분에 진행돼 가장 늦었다. 이를 감안하면 스가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 간 전화회담 시간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간 스가 총리는 관방장관으로서 내정을 도맡아 온 경험에 비춰 상대적으로 외교 경험이 부족한 게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상대적으로 불편한 시간을 감수하고서라도 조기 전화회담은 추진한 데에는 바이든 정권의 외교 우선순위에서 일본이 유럽과 중동에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는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위협 등을 명분으로 미일동맹을 한층 굳건하게 만들었다고 평가 받는다. 현재 미일 두 정상이 협력을 강조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도 아베 전 총리 재임 시에 주창한 구상이다. 아베 전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을 활용한 골프 외교 등으로 이른바 '브로맨스(남자들 간의 우정)'를 과시해 왔다.

스가 총리는 2월 중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대면 정상회담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양국 모두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지 않고 있어 2월 방미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스가 총리는 전화회담 후 취재진에 회담 내용을 설명한 뒤 오전 1시31분 숙소에 도착했다. 이후 오전 6시 27분 숙소에서 나와 총리관저로 출근하는 등 전화회담 전후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만 했다.

NHK와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은 회담 내용 외에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서로 '요시', '조'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로 한 것을 부각했다. 두 정상의 전임자인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전대통령이 서로 '도널드', '신조'라고 부르면서 친분을 나눈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스가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이번 전화회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하면서 이제부터 미일 중심으로 확실하고 긴밀하게 협력하며 나라 안팎의 문제에 관해 제대로 진행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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