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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판매·3D 가상여행... '비항공산업'에 눈돌리는 日항공사

입력
2021.01.24 11:4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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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추억 위한 기내식·1등석 침구류 등 판매
'파이널 판타지' 제작자 영입해 3D '가상여행' 개발
코로나로 올 1분기 사상 최대 적자 예상 '고육지책'

일본 도쿄 하네다국제공항에 착륙돼 있는 전일본공수(ANA) 소속 여객기.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도쿄 하네다국제공항에 착륙돼 있는 전일본공수(ANA) 소속 여객기.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가운데 일본 대형 항공사들이 기내식 판매와 스마트폰을 통한 가상여행 개발 등으로 활로를 모색 중이다. 긴급사태선언 발령으로 여행을 즐길 기회가 줄면서 집에서 기내식을 먹고 3차원 컴퓨터그래픽으로 재현된 풍경을 보면서 해외여행을 추억하려는 소비자 요구에 착안한 것이다.

일본 최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ANA)는 지난달 11일 국제선 이코노미석에서 제공돼 온 기내식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일부 메뉴는 판매를 시작한 지 며칠 만에 1,200세트(총 1만4,400인분)가 매진됐다. 지난 18일에 발매된 2,000세트(총 2만4,000인분)도 하루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일식·양식·어린이용 식사 등 3종류가 각각 4인분씩 담은 1세트 가격은 9,000엔(약 9만5,000원)이다.

ANA 측은 기내식 판매에 대해 "비행기라고 하는 일상에서 벗어난 체험을 즐기고 싶은 손님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내식 외에 기내에서 제공되는 와인과 접시, 컵 등 식기도 판매하고 있다. 1등석에 제공되는 침구 등 기내에서 사용되는 고급 제품 판매도 검토 중이다.

일본 최대 항공사 전일본공수(ANA)가 인터넷을 통해 기내에서 제공되던 기내식을 판매하고 있다. ANA 홈페이지 캡처

일본 최대 항공사 전일본공수(ANA)가 인터넷을 통해 기내에서 제공되던 기내식을 판매하고 있다. ANA 홈페이지 캡처


ANA 산하 ANA홀딩스는 인기 온라인 게임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제작한 다바타 하지메(田畑端) 책임 프로듀서로 영입했다. 2, 3년 뒤 발매를 시작할 예정으로 국내외 도시와 절경을 3D로 재현한 가상여행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로 향하는 기내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현지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일본항공(JAL)은 지난해 7월부터 도쿄의 관문인 나리타국제공항 인근의 식당과 나고야 추부공항청사 내 식당에서 기내식을 판매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싱가포르의 한 식당에서 연어된장구이 등을 기간 한정으로 판매하는 등 해외로도 판로를 넓혔다. JAL 측은 "일본여행에 대한 흥미를 지속적으로 갖도록 하면서 감염 상황이 개선되면 일본을 다시 찾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이 '비항공산업'에 눈길을 돌리는 이유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행기의 운항 중단과 감편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ANA의 국제선 이용객은 일본 정부의 입국 제한 강화가 시작된 지난해 4~10월 전년 동기간 대비 96.2% 감소했다. 국내선 이용객도 전년 동기간 대비 78.1% 감소했다. ANA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5,100억엔(약 5조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항공사의 노하우를 활용한 비행기 운항 외의 수익을 모색하면서 비항공산업 부문을 강화하는 것이다. 동시에 대대적인 비용 절감에도 나서고 있다. 고용을 유지한 채 자사 직원들을 가전·유통업체, 지방자치단체 등 인력이 필요한 다른 산업에 파견하거나 보유 중인 대형 항공기 33대를 줄여 관리·유지비를 줄이고 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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