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부터 털자" 입장 문턱 낮추는 패션업계
롯데, 100% 공개행사 전환하고 할인율 높여
VIP 고객 한정으로만 진행됐던 패션업계의 비공개 세일 행사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으로 옮겨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재고 부담이 커진 패션 기업들이 콧대 높던 마케팅 방식을 포기하고 행사 품목과 할인율을 확대해 재고 소진에 나선 것이다.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은 22일 롯데쇼핑의 패션부문 자회사인 롯데GFR '패밀리 세일'을 24일까지 3일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패션업계에서 패밀리 세일은 보통 VIP 고객 초청 행사다. 연간 구매액 등을 기준으로 VIP 고객에게 우편으로 초대장을 보낸다. 이 초대장을 가지고 오프라인 행사장에 도착하면 본인확인 등을 거쳐 입장할 수 있다. 기존 롯데GFR 패밀리 세일 역시 서울 강남구 롯데GFR 본사 1층을 통으로 비워 진행해 왔다.
개최 장소를 온라인으로 변경하면서 참여 가능 고객은 롯데온 회원 전체로 확대됐다. 기존 오프라인 패밀리 세일은 하루 평균 2,000명 정도가 이용했다. 롯데온에서 패션부문 이용자가 하루 1만명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대상 규모는 5배나 확대된 셈이다.
이번 행사에선 나이스크랍, 티렌 등 인기 의류 브랜드 500여개 상품을 최대 80%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다. 오프라인 행사에 필요한 비용을 줄였기 때문에 할인 적용 상품 수를 늘리고 할인율 역시 기존보다 높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백화점이나 가두매장 등 오프라인 장사가 중심이었던 패션 브랜드들은 고전하고 있다. 반면 비대면 쇼핑 흐름에 올라탄 온라인 채널은 승승장구 중이다. 패션전문 온라인몰 무신사는 전체적인 업황 부진 속에도 자체브랜드(PB) 상품인 '무신사 스탠다드' 지난해 매출이 1,10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보다 76% 급증했다.
온라인 공략이 중요해지면서 패션업계는 실시간으로 궁금한 점을 알려주고 장착한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는 이른바 '라방(라이브 방송)'에 힘주고 있다.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을 하면서 물건을 파는 라이브 커머스에 매장 판매원, 쇼호스트, 인플루언서 등을 출연시키며 판매에 적극 뛰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8월 라이브 커머스 조직을 신설한 이랜드리테일은 오는 4월 뉴코아 광명점에 라이브 방송 전용 스튜디오 매장도 열 계획이다. 촬영, 판매, 배송을 이 매장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콘셉트다. 역시 자체 스튜디오를 운영 중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주 월요일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으며, 한섬도 유튜브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권정아 롯데온 패션팀 상품기획자(MD)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과거 오프라인 판매를 주력으로 하던 브랜드들이 온라인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비대면 쇼핑 트렌드에 발맞추려는 행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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