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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일주일 앞두고 작고…아껴뒀던 해외 건축물 펜화 대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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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일주일 앞두고 작고…아껴뒀던 해외 건축물 펜화 대거 공개

입력
2021.01.21 14:5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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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아트센터에서 '김영택 펜화전' 다음달 15일까지
런던 타워브리지, 노르망디 몽생미셀 등 39점 전시

고 김영택 화백이 2012년에 그린 프랑스 노르망디 몽생미셀. 가나문화재단 제공

고 김영택 화백이 2012년에 그린 프랑스 노르망디 몽생미셀. 가나문화재단 제공


“병원 허락을 받고 휠체어를 타고 전시회에 오려고 하셨거든요. 투병 중에도 팬들과 함께 자리하고 싶은 마음이 크셨어요.”

‘기록 펜화의 대가’ 김영택 화백의 아들 김한열씨는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1층에서 열린 김영택 펜화전에서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김영택 화백은 지난 13일 개인전을 일주일 앞두고 지병으로 별세했다. 대장암 투병 중에도 개막식 행사에 참석할 이들에게 직접 문자를 보낼 정도로 전시회에 예정을 쏟았던 그다.

김영택 화백이 2012년에 펜으로 그린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 가나문화재단 제공

김영택 화백이 2012년에 펜으로 그린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 가나문화재단 제공


이번 전시에는 고인이 그린 해외 유명 건축물 펜화가 대거 포함됐다. 영국 런더 타워브리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프랑스 파리 사크레퀘르 대성당, 프랑스 노르망디 몽생미셀 등이다. 고인은 해외 전시를 염두에 두고 그 동안 해외 건축물 작품을 판매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들 김한열씨는 “해외 전시를 많이 하고 싶어 하셨는데, 일본에서 한 차례 전시를 한 이후 몸이 안 좋아지셨다"며 아쉬워했다.

그가 그린 펜화를 보고 있자면 절로 감탄이 터진다. 0.03㎜ 펜촉으로 수십 만 번 손길이 거친 결과이기 때문이다. 전시회장엔 그가 썼던 펜촉도 함께 진열됐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가는 펜촉을 사포로 더 가늘게 갈아 그림을 그렸다.

“현장에 가서 직접 보는 것과 사진으로 찍힌 것을 보는 느낌이 다르잖아요. 아버지는 현장에서 느낀 웅장함이 표현되도록 본인의 방식으로 대상의 크기와 비율을 조정했어요.” 김영택 화백은 먼 곳은 작게, 가까운 곳은 크게 그리는 서양인의 원근법을 따르지 않았다. ‘내가 사물을 본다’는 인간 중심의 시각이 아닌, ‘사물이 내게 보인다’는 대상 중심의 사고 방식을 고수했다.

고인이 1994년에 그린 서울 경복궁 경회루 연못 펜화도 감상할 수 있다. 지금의 작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투박하지만, 고인은 어떤 이유에선지 가장 초기의 작품을 대중에게 함께 선보이고 싶어했다. 홍대 미대를 나와 광고 디자이너로 일했던 김영택 화백은 1994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프랑스 화가인 귀스타프 도레의 펜화를 보고 감명 받아 나이 오십에 펜화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서울 혜화문 복원화, 서울 청계천 수포교 복원화 등 국내 건축물과 풍경을 담은 작품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선 국내외 건축물 펜화 39점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다음달 15일까지 이어진다.

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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