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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사상 첫 1천 득점 권한나 "이젠 조용히 제 기록을 새로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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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사상 첫 1천 득점 권한나 "이젠 조용히 제 기록을 새로 쓸게요"

입력
2021.01.20 15:45
수정
2021.01.20 23: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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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설공단 권한나.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부산시설공단 권한나.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지난 17일 충북 청주시 올림픽국민생활관에서는 대기록이 작성됐다. 대한민국 핸드볼 간판 권한나(32ㆍ부산시설공단)가 2020~21 SK핸드볼 코리아리그 대구시청과 경기에서 5골을 보태며 역대 최초로 개인 통산 1,000득점을 돌파(1,002점)한 것이다. 남녀 통틀어 권한나가 처음이다. 이날 부산시설공단은 대구시청에 36-22로 대승을 거두면서 9연승을 질주, 기쁨을 더했다.

19일 부산시설공단 임시 숙소인 충북 청주시의 한 호텔에서 만난 권한나는 “강재원 감독님 등 코치진과 가족, 동료들에게 많은 축하를 받았다”면서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면서 “사실 골은 혼자 넣을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의미 있는 기록을 달성하기까지 함께 뛰며 도와준 선수들과 코치진에 고맙고 감사하다”며 몸을 낮췄다.

역대 개인 통산 누적 득점


득점
데뷔 연도
1위 권한나(부산시설공단) 1,002점 2012
2위 류은희(부산시설공단) 818점 2008
3위 이효진(삼척시청) 794점 2013
남자 1위 정수영(전 하남시청) 623점 2008
남자 2위 정의경(두산) 527점 2008

한체대 졸업 후 2012년 서울시청에 입단한 뒤, 2018 시즌 부산시설공단으로 이적해 지금까지 9시즌 만에 쌓은 기록이다. 이 부문 역대 2위 류은희(부산시설공단ㆍ2008년 데뷔)가 818득점을, 3위 이효진(삼척시청ㆍ2013년 데뷔)이 794점을 기록중이고 남자부 통산 득점도 정수영(전 하남시청ㆍ623점ㆍ2008년 데뷔) 정의경(두산ㆍ527점ㆍ2008년 데뷔) 순이니까 그의 기록은 ‘역대급’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론 앞으로 경기를 거듭하며 골을 추가할수록 기록은 새로 써진다.

권한나를 얘기할 때 서울시청 전성기를 빼놓을 수 없다. 2012년 당시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현 국회의원)의 선택을 받아 리그에 데뷔한 뒤 그 해 88득점을 올리며 신인왕에 올랐다. 이후 매 시즌 100득점 이상을 올렸고 특히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171점, 180점을 올리는 괴력을 뽐냈다. 그는 “한 경기에 최소 10골씩 넣었다”면서 “자신감과 패기가 하늘을 찔렀던 시기였다”면서 웃었다.

중하위권을 맴돌던 팀에 통합 우승(2016년)을 안겼고 권한나 개인적으로도 챔피언전 MVP(2016년) 정규리그 MVP(2014년) 베스트7(2014~17) 득점왕(2016년)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부상 직후인 2018년엔 조금 주춤했지만 올 시즌 다시 힘을 내며 60득점에 33어시스트(20일 현재)로 팀의 리그 1위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권한나는 “기록 달성 직후 임오경 감독님(그는 임 의원을 아직 ‘감독님’이라고 불렀다)이 먼저 축하 메시지를 주셨다”면서 “아직 잊지 않고 제 기록을 챙겨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부산시설공단 권한나.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부산시설공단 권한나.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올 시즌 ‘주목할 선수’로 리그 득점 1위를 달리는 강경민(25ㆍ광주도시공사)을 지목했다. 권한나는 “아직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강경민 선수를 보면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듯하다”면서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면서 배포 크게 코트를 휘젓고 다닌다. 골 결정력도 높고 기술 센스도 뛰어나다”라고 호평했다.

다크호스로는 ‘국가대표 센터백’ 김온아가 이끄는 인천시청을 꼽았다. 인천시청은 시즌 초 하위권에 처졌지만 김온아가 팀에 합류한 이후 전력이 안정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권한나는 “인천시청은 대체로 선수층이 젊은데 베테랑 (김)온아 언니가 경기를 조율하면서 패기와 안정감을 동시에 갖췄다. 특히 속공이 많이 좋아지면서 팀플레이가 빨라졌다”고 했다.

부산시설공단 권한나가 슛을 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부산시설공단 권한나가 슛을 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1,000골 다음 목표는 뭘까? 가장 먼저 “팀의 우승과 부상 없는 시즌 완주”를 꼽았다. 그도 그럴 것이 2017년 독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무릎에 큰 부상을 입으며 이후 1년 이상 재활 과정을 겪었다. 전성기였던 당시 불의의 부상으로 유럽 진출의 꿈도 접는 등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조심스레 기록 욕심을 드러냈다. 권한나는 “사실 팀내 최고참급 나이라, 핸드볼을 할 수 있을 날이 얼마나 될지 모른다. 동료들과 함께 하는 매 경기가 다 소중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젠 굳이 숫자로 목표를 정하진 않겠다. 조용히 그리고 조금씩 내 기록을 경신해 가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핸드볼 하면 권한나’라는 얘기가 나온다면 좋겠다. 저 역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청주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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