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를 표명하지 않았는데, 했다고 보도에 나오니까… 중소기업인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정을 많이 쏟아서, 마음이 섭섭하기도 하네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19일 발언이다. '개각 임박 신호'로 해석됐다. "정을 많이 쏟았다"는 말이 '곧 떠난다'는 뜻으로 읽혀서다. 박 장관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이르면 20일 물러날 것이란 전망이 무성하다.
박 장관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2021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그는 신년 덕담의 첫마디를 "섭섭하다"로 시작했다. '박 장관이 이르면 20일 사표를 제출하고,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박 장관은 행사장 뒤편에 '코스피3000'이라는 글이 써있는 것을 가리키며 "이 자리에서 생각해보니 1980년대 말에 증권 담당 기자였다. 주가 500이 3,000으로, 6배가 되기까지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고 돌아봤다. 이어 "(주가 상승은) 혁신 중소벤처기업의 힘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기부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이라면서 소상공인 버팀목자금을 신속하게 지원하고, 중기부에 비대면경제과를 설치하고, K-유니콘을 활성화했다는 점을 일일이 거론했다. 사실상 '이임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박 장관 사퇴 시점은 이번 주를 넘기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여권 관계자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일정이 있는 만큼, 너무 늦지 않게 물러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듯하다"고 말했다. '사퇴 모양새'에 대해선 관측이 엇갈린다. 일단 문재인 대통령이 후임자를 지명하면서 자연스럽게 퇴진하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표를 내면 '선거를 위해 장관직을 버렸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장관 후임자으로는 강성천 차관 승진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정승일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도 거명된다. 중기부와 함께 3, 4개 부처 개각이 동시에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장관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다만 일부 부처 장관 후보자 검증 때문에 박 장관이 불가피하게 먼저 사의를 표명할 것이란 시나리오도 여전히 꺼지지 않았다. 지난달 2번으로 나누어 개각을 한 데 이어 또 다시 '쪼개기 개각'을 하는 데 대한 부담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장관 후보자 1, 2명에 대한 검증이 최종적으로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박 장관의 '나홀로 작별' 가능성도 열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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