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2일 온라인으로 '비대면 추모'
"위기의 순간에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강조하셨고, 성장의 시기에는 겸손과 나눔의 미덕을 보여주셨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그룹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을 이렇게 회고했다. 신 명예회장의 1주기를 기리는 3분가량의 추모영상에서다. 신 회장은 "오늘은 아버지가 더욱 그리워지는 날"이라며 "아버지와 같은 시대를 살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그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다"고 전했다.
롯데그룹은 신 명예회장의 1주기를 맞아 오는 22일까지 5일간 온라인 중심 추모를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준수해 추모식 대신 비대면 추모를 이어간다. 임직원들은 이날부터 온라인 추모관에서 헌화하고 추모글을 남길 수 있다.
추모관에는 추모영상, 신 명예회장의 일대기와 어록 등을 올렸다. 10분가량의 추모영상에는 맨손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사업을 일구고 모국에 투자해 식품·관광·유통·중화학 산업 발전에 기여한 신 명예회장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내용을 담았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박진용 한국유통학회장 등 각계각층의 추모사도 이어졌다.
신 회장은 추모영상을 통해 "아버지는 조국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가지고 끊임없는 도전과 남다른 열정으로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고 싶어 하셨다"며 "어려움이 있을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그것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굳은 의지라는 말씀을 떠올리며 어떤 힘든 순간도 이겨내겠다"고 밝혔다.
신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은 추모영상에서 "어린 시절 낯선 타국에서 힘들게 사업을 하시면서도 늘 고국과 고향을 생각하고 그리워하셨다"면서 "그런 마음이 롯데라는 그룹을 일구고 한국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돌아봤다.
추모영상에선 신 명예회장의 울산 울주군 고향집 실내 모습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수십 년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낡은 옷가지와 신발, 가구, 선풍기 등에선 권위를 따지지 않았던 신 명예회장의 소박한 성품이 묻어난다.
버클리 음대 출신 피아니스트 강상수씨의 추모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인 강씨는 학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다가 롯데장학재단을 통해 3년 동안 학자금과 생활비 등을 지원받았다. 신 명예회장이 1983년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롯데장학재단은 지금까지 5만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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