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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적' 나발니, 귀국 직후 체포… 美 바이든 측 "즉각 석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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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적' 나발니, 귀국 직후 체포… 美 바이든 측 "즉각 석방해야"

입력
2021.01.18 09:34
수정
2021.01.18 21:4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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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극물 테러로 獨서 치료 받고 5개월 만
러, 사기 혐의 체포… 나발니 "조작" 주장

러시아 야권 지도자로 독극물 공격을 받고 독일 베를린에서 치료를 받던 알렉세이 나발니가 17일 귀국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 입국심사대에 서 있다.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아온 지 약 5개월 만에 이날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으나 공항 도착 즉시 러시아 경찰에 체포됐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지도자로 독극물 공격을 받고 독일 베를린에서 치료를 받던 알렉세이 나발니가 17일 귀국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 입국심사대에 서 있다.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아온 지 약 5개월 만에 이날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으나 공항 도착 즉시 러시아 경찰에 체포됐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극물 테러 치료 후 5개월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체포됐다. 러시아 당국은 그에게 ‘사기’ 혐의를 씌웠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의 손발을 묶는 강압 조치라며 반발해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나발니는 17일(현지시간) 저녁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했고 공항 입국심사대에서 곧바로 경찰에 연행됐다. 연방형집행국은 성명을 통해 “수배 대상인 나발니를 집행유예 의무를 여러 차례 위반한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4년 프랑스 화장품 회사의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3,100만루블(약 5억9000만원)을 불법 취득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3년 6개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나발니는 해당 사건이 정치적 기소라며 집행을 거부해왔다. 연방형집행국은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그를 구금할 방침이다.

나발니는 체포 직전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두렵지 않다. 내가 옳으며 모든 형사사건이 조작됐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탑승한 비행기는 당초 브누코보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착륙 전 셰레메티예보 공항으로 항로를 바꿨다. 러시아 당국은 진압 경찰을 동원해 브누코보 공항에 대기 중이던 나발니 지지자 수십 명도 붙잡았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테러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독일 베를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다. 테러 사건을 조사한 독일 정부는 그의 몸에서 냉전시대 옛 소련이 개발한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이 약물은 호흡정지, 심장마비, 장기손상 등을 초래한다. 이후 나발니는 러시아의 암살 시도를 인정하는 연방보안국(FSB) 요원의 발언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들은 나발니 속옷에 신경작용제를 묻혀 암살하려 했다고 털어놓았으며, 최소 8명이 암살 시도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이런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러시아 정부를 일제히 규탄했다.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의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제이크 설리번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발니 공격은 단순한 인권 침해가 아니라 그의 목소리를 듣길 원하는 러시아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즉시 석방을 촉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러시아 국민은 사상의 자유, 투명하고 책임있는 국가운영, 독립적인 사법부를 지지하는 정부를 보유할 자격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도 가세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나발니 체포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고,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며 “나발니를 유럽의회에 초청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가브리엘리우스 란스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그가 풀려나지 않을 경우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와 힘을 합쳐 ‘발트 3국’이 EU에 러시아 제재를 요청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나발니 체포 건은 18일과 25일 각각 열리는 유럽의회 및 외교이사회에서도 논의될 예정이다.

AP통신은 “나발니 체포로 올해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러시아에서 정치적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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