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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빠른 원자재 가격 상승… 경기 회복에 긍정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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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빠른 원자재 가격 상승… 경기 회복에 긍정 신호?

입력
2021.01.17 22: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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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자재 가격, 코로나19 이전 수준 상회
금융위기보다 반등 시점ㆍ속도 모두 빨라
"자원 확보 경쟁 심화 등 우리 경제 부담" 우려도

게이티이미지뱅크

게이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사태 후 추락을 거듭하던 국제 원자재 가격이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통상 경제 위기 뒤 바닥을 찍었던 주요 원자재 가격은 다시 상승하며 제자리를 찾기는하지만, 이번에는 그 속도가 너무 빨라 다소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은 물가·교역 등과 밀접한 관계를 보인다는 점에서 경기 상승의 시그널로 읽히기도 하지만, 최근의 가파른 오름세는 오히려 수입 원자재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원유, 비철금속, 곡물 등 일제히 상승...위기 이전 값 이미 회복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최근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원유ㆍ비철금속ㆍ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은 일제히 상승 추세에 있다.

브렌트유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4월 중 15.98달러까지 하락해 199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으나 6월 이후 40달러 선을 회복하고 최근 50달러대를 돌파했다. 비철금속과 곡물 가격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리 가격은 올해 1월 톤당 8,000달러 내외로 2013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알루미늄ㆍ니켈ㆍ아연 등 여타 금속도 위기 이전 수준을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 옥수수ㆍ소맥 등 곡물 가격도 대두를 중심으로 8월 이후 가파르게 올랐다.

이런 가격상승은 코로나19 충격에서 가장 빨리 벗어난 중국이 최근 견조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글로벌 원자재 수요를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각국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대규모 경기부양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 경향이 강화되면서 글로벌 자금이 원자재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영향도 있다.

이런 연유로 국제 원자재가격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3~4월 가격을 이미 대부분 넘어서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위기 발생 6개월 만에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고, 회복 속도도 매우 완만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브렌트유 가격 동향

브렌트유 가격 동향


구리와 대두 가격 동향

구리와 대두 가격 동향


경기 반등 시그널?...급격한 반등 오히려 부담

원자재 가격 상승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은 경제활동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기 반등에 대한 시그널로 읽힐 수 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국제 원자재 가격은 소비자물가에는 2개월 선행, 상품교역량에는 1개월 선행, 산업생산과는 동행하는 등 경제활동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최근 너무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게 문제다. 경기가 충분히 체력을 회복해 원자재 가격이 선행해 오르는 게 아니라, 시중에 풀린 유동성의 힘으로만 원자재 가격이 올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원자재 가격은 경기 회복보다는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또 우리나라처럼 원자재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는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경기 회복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오강현 한국은행 국제종합팀 과장은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변동은 글로벌 경기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신호로 활용이 가능하다"며 "다만 원자재가격의 과도한 오름세는 수입원자재 가격 상승, 자원확보 경쟁 심화 등으로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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