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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라이브극장 줄폐업, 흔들리는 인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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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라이브극장 줄폐업, 흔들리는 인디 음악

입력
2021.01.14 17:50
수정
2021.01.14 19:2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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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홀' '에반스 라운지' 등 10여 곳 간판 내려
코로나19로 취소된 공연 432개
"터전 잃는 기분" 뮤지션들도 불안
"온라인 공연 유료 관람, 관람객 지원책 필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서울 서교동 홍익대 인근 공연장 브이홀 무대 모습. 주성민 전 브이홀 대표 제공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서울 서교동 홍익대 인근 공연장 브이홀 무대 모습. 주성민 전 브이홀 대표 제공


14일 서울 서교동 홍익대앞 인디음악신을 대표하는 공연장인 '브이홀'의 간판은 떨어져 있었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공연장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브이홀'을 운영해 온 록밴드 스키조 기타리스트 출신 주성민은 이날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관리비와 임대료가 매달 1,600만원"이라며 "코로나19가 시작된 2월부터 줄줄이 공연이 취소됐고, 도저히 답이 안 나온다고 생각해 폐업을 결정해 지난해 11월 간판을 내렸다"고 말했다. 2007년 가수 신해철이 연 '고스트시어터'에서 시작된 '브이홀'은 인디 음악인들에겐 꿈을 키우던 무대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홍익대 인근 소규모 공연장이 스러지고 있다. 거리 두기 조치로 대부분의 공연이 취소되면서 1년 여 동안 공연장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탓이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와 라이브클럽협동조합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에반스라운지와 무브홀, 퀸라이브홀, 살롱 노마드, 달콤한 음악실 등 10여 개 홍익대 인근 라이브 소규모 공연장이 폐업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지난 2월부터 이달 13일까지 취소된 공연은 432개. 오랫동안 홍익대 인디신을 지킨 '터줏대감'들이 잇따른 공연 취소로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인디밴드 중식이의 보컬 중식이는 "터전을 잃는 기분"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소규모 공연장이 문을 닫을 것 같아 생각이 복잡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소규모 공연장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 인디 음악인들은 설 곳을 잃게 되고 창작 활동까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클럽 에반스라운지는 지난 4일 영업을 종료했다. 클럽에반스 SNS 캡처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클럽 에반스라운지는 지난 4일 영업을 종료했다. 클럽에반스 SNS 캡처


결국 홍대 라이브공연장 대표들은 이달 '한국대중음악공연장협회'를 꾸려 정부에 코로나19에 따른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로 했다. 공연장 롤링홍의 김천성 대표는 "거리두기 2.5단계에선 연극 및 뮤지컬 공연장과 영화관은 좌석 띄어 앉기만 하면 되는데 대중음악 공연장은 50인 이하만 운영할 수 있다"며 "기준 없는 운영 제한과 두 칸이 아닌 한 칸 띄어 앉기로 거리두기 완화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동환 음악레이블산업협회 부회장은 "인기 K팝 아이돌그룹 온라인 공연이 4만~5만원선인 것을 고려하면 인디 음악인이나 다른 가수들은 1만원대를 받아야 하는데 기존 공연 준비보다 전송료 등이 더 붙어 적자를 피할 수 없는 구조"라며 "온라인 공연 유료 관람 정착을 위해 정부가 영세한 음악인들의 온라인 공연을 본 관람객에게 공연비 일부를 되돌려주는 방식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이 연기되거나 취소돼 발생한 피해액을 약 1,650억원(전국 기준)으로 추산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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