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무너진 소상공인… 10명 중 8명 우울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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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무너진 소상공인… 10명 중 8명 우울감 호소

입력
2021.01.14 16:01
수정
2021.01.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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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코로나 따른 소상공인 일과 삶 변화 조사
"대인관계 부정적 영향" 응답 37% 달해
영업이익은 코로나 이전보다 35.6% 급감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으로 사실상 폐업절차를 밟고 있는 한 가게에 '장사하고 싶다'는 문구가 붙어 있다. 뉴스1

#서울 마포구에서 웨딩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자영업자 A씨는 "최근 불안감과 우울감이 높아졌다"고 호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직접적인 영업제한·집합금지 업종은 아니지만, 결혼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수입이 뚝 떨어진 탓이다. A씨는 "코로나19로 인해 단지 불편할 뿐 안정적으로 돈을 버는 공무원이나 회사원들 얘기를 들으면 서로 딴 세상에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그들이 잘못한 건 없지만 괜히 화가 나고, 정부에 대한 원망이 차오른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생계에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의 정신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월 평균 소득이 급감하면서 삶의 질이 나빠진 데 따른 부작용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4일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일과 삶의 변화 조사'에서 응답자의 71.3%가 '일과 삶의 균형이 나빠졌다'고 응답했으며,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22점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12월 전국 1,006개 소상공인 사업장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일과 삶의 균형이 나빠지면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선 소상공인 10명 중 8명(78.5%·복수응답)이 만성피로·피곤함·우울감이 늘었다고 답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일의 질이 저하되고(74.1%), 일이 대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37.2%)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또 가족생활에 대한 인식 조사에선 '일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가족에게 푼다'는 항목이 5점(매우 그렇다) 만점 중 3.23점, 일을 집에 가지고 간다는 항목이 3.57점, 일과 가정생활을 조화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응답은 3.11점으로 나타나 가족 간의 갈등도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 시간에 대한 조사에서는 하루 평균 실제 일하는 시간이 10.1시간, 희망 근로 시간은 8.2시간으로 약 2시간 가량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실제 개인 생활 시간은 하루에 1.7시간에 불과해, 희망 개인 시간(3.1시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소상공인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깨지고,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 배경에는 소득 감소가 첫 손에 꼽힌다. 이번 조사에서 소상공인들의 월 평균 매출액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이전엔 3,583만원에서 이후엔 2,655만원으로 25.9% 감소했다. 실제 소득으로 볼 수 있는 영업이익은 월 727만원에서 468만원으로 35.6%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사업전환이나 휴·폐업을 고려한다는 소상공인은 4.9%에서 15.4%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은 이들은 소비 부진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겪으면서도 집합 제한 등 방역 조치에 협조해야만 했던 영세 소상공인들"이라며 "소상공인은 근로자보다 일과 삶의 분리가 어렵기 때문에 정부는 코로나가 소상공인의 경영환경에 미친 부정적 영향 뿐만 아니라 개인적 삶에 끼친 영향까지 세심하게 살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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