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럼전 케인 선제골에 가장 먼저 달려와 주먹인사
“포옹, 하이파이브 자제” 경고에도 팀별로 온도차
WP “경고 안 먹혀 英정부 골머리…토트넘만 차분”
‘축구 종가’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종이 창궐하면서, 축구 선수들의 과도한 세리머니도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리처드 마스터스 CEO가 서신을 보내 주의를 주고 체육부장관까지 나서 경고했다. 하지만 막상 경기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팬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엇갈린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29)이 택한 것은 포옹이 아닌 주먹인사였다. 토트넘 홋스퍼는 14일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EPL 16라운드 풀럼과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손흥민의 ‘단짝’ 해리 케인(28)이었다. 케인은 전반 25분 세르히오 레길론(25)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헤딩으로 마무리해 풀럼의 골망을 흔들었다.
가장 먼저 케인에게 달려간 손흥민은 양 주먹으로 그의 손바닥을 치며 주먹인사로 세리머니를 대신했다. EPL의 대표적인 ‘듀오’로 활약하며 득점의 순간마다 진한 포옹으로 서로를 축하하던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어 케인에게 다가온 다른 동료들도 주먹인사나 하이파이브, 또는 포옹 없은 가벼운 접촉으로 기쁨을 나눴다.
상대팀은 달랐다. 풀럼은 후반 29분 이반 카발레이로(28)가 동점골을 성공시키자, 동료들이 다가와 서로를 안았다. 같은 날 브라이튼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둔 맨시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전반 44분 필 포든(21)의 골이 들어간 뒤, 거의 모든 선수들이 달려가 그를 안으며 축하했다. 전날 진행된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셰필드 유나이티드도 여전히 포옹 세리머니를 했다. 당국의 경고에도 팀별로 온도차가 나는 것이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마스터스 CEO는 최근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악수, 하이파이브, 포옹, 유니폼 교환 등 동료끼리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자제해달라”는 서신을 각 구단에 보냈다. 그는 “영국 내 3차 봉쇄조치에도 우리만 예외적으로 경기를 계속 진행하고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라며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정부의 제재가 강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이젤 허들스턴 체육부장관도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축구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지침에 따라야 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포옹 세리머니는 대부분 계속되고 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는 “축구 선수들의 포옹 세레머니로 영국 정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국의 경고가 먹혀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토트넘 해리 케인의 골 세리머니는 상당히 차분했다. 손흥민 등 동료들이 주먹인사를 건넸다”고 소개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