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석(왼쪽)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4·7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문제를 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한 국민의힘 압박 수위가 한층 거세지고 있다. 13일 국민의힘에서는 공개적으로 안 대표를 향해 '중도 표심을 왜곡하지 말라'는 경고까지 나왔다. 중도 브랜드를 무기 삼아 야권 단일화 경쟁에서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안 대표에 대한 본격적 견제가 시작된 셈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중도층) 대이동의 첫 번째 귀착지는 국민의힘”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최근 (지지율 조사에서) 오차범위를 넘겨 5주 연속 1위다. 안 대표도 눈이 있으면 좀 보시라”고 안 대표를 직접 겨낭했다. 그는 강연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안 대표는) 중도 지지표를 독점하고 있는 양 얘기하지 말라”고 직격했다.
정 위원장의 이같은 작심 발언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고자 하는 안 대표에게 보내는 압박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측면에서 한 발 앞서고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야당 후보의 본선 승리를 위해서는 '기호2번' 국민의힘이라는 '플랫폼' 없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3자구도에서도 승리가 가능하다'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최근 발언도 이런 맥락이었다. 실제 1월 첫째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2%, 국민의당은 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중도 성향의 응답자로 한정했을 경우, 격차가 줄긴 하지만 국민의힘 16%, 국민의당 8%로 여전히 국민의힘이 우세하다.
정 위원장의 작심 발언에는 안 대표의 빠른 결단을 촉구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지난 6일 김 위원장과 안 대표간 비공개 회동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입당 제안’을 했다고 알려졌다. 정 위원장은 “우리 당의 수장인 김 위원장으로부터 안 대표는 이미 공식 (입당) 제안을 받은 것”이라며 “그에 대한 답을 안 대표는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이날도 “야권의 대표성은 결국 국민들께서 정해주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주도의 단일화에 재차 선을 그었다.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에 앞서 최대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밀당'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안 대표는 “어떤 정당 차원에서 생각하지 말고 더욱 크게 바라보고, 어떻게 하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부터 공유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야권 단일후보가 선출되더라도 모든 지지자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국민의힘을 향한 불편한 감정도 내비쳤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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