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눈으로 본 2021 주요산업]
지난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전통의 기간산업, 항공·정유·조선 업종은 올해 부활을 꿈꾸고 있다. 최근 주가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 10월5일~이달 11일까지 약 100일간 대한항공(54.4%), 에쓰오일(41.5%), 한국조선해양(39.1%) 주가는 코스피 상승률(35.2%)을 오히려 웃돌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업종이 여전히 코로나19 충격과 친환경 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종목별 위험 요소를 잘 따져보고 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한다.
"항공 여객 회복 빨라야 2024년"… 국적기 합병 주목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항공업의 여객 부문은 여전히 암울하다. 지난달 전국공항 국제선 여객 수송실적은 23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 대형항공사(FSC)가 95.3%, 저비용항공사(LCC)는 99.2%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여객 인원을 28억명으로 지난해보다 10억명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의 여객 인원에 도달하려면 최소 2024년은 돼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화물 부문은 개선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전국공항 화물 수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특히 외항사의 화물 수송량이 8.7% 감소하는 동안 대한항공은 19.2%, 아시아나항공은 6.3% 증가했다. 줄곧 감소하던 대한항공의 항공화물 시장 점유율은 46.7%로 치솟으며 2015년 45.1%를 넘어섰다.
수송량 증가와 함께 항공화물 운임이 급등해 대형 항공사의 수익률은 일정 수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기업 에프앤가이드는 대한항공의 올해 영업이익을 작년(994억원)보다 3배 이상 증가한 3,578억원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여객과 화물간 수익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항공사 실적 양극화도 뚜렷해지고 있다. LCC의 화물 수송 점유율은 0.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무착륙 관광 비행 상품을 앞다퉈 내놓기도 했지만 평균 탑승률이 49%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백신 수송이 본격화하면 연간 물동량의 3~6% 비중으로 시황 상승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한항공은 백신 수송에 강점이 있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장거리 노선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게 되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드노믹스에 달렸다… '수주낭보' 웃는 조선·'탄소중립' 우는 정유
조선업과 정유업에는 코로나는 물론, 친환경 기조도 중요한 변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집권하는 올해부터는 친환경 이슈가 본격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단 조선업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3년 연속 선박 수주 세계 1위를 고수한 데 이어 새해에도 연이어 수주 낭보를 전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이 총 1조1,880억원, 삼성중공업이 1,993억원 등 올해만 벌써 1조원이 넘는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한국 조선업계는 대표적인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는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건조에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선사들이 발주를 연기하면서 올해 대량 수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실제 국내 조선 3사가 지난해 6월 카타르 국영회사와 맺은 LNG선 슬롯 계약의 후속 건조 계약이 기다리고 있으며, 모잠비크와 러시아의 LNG 프로젝트도 대기 중이다.
이에 따라 조선업 '빅3'는 올해 목표 실적을 높였거나, 상향 검토 중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149억달러를 수주목표로 정했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시장 기대를 반영해 목표치를 높일 예정이다.
다만 주식 매수 타이밍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침체됐던 세계 조선 시장이 아직 호황은 아니다"며 "단기적으로는 횡보, 올해 전체로는 상승을 예상하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5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정유업계는 세계적인 '탄소중립' 추세에 또 한번 난관을 마주한 모양새다. 최근 유가 상승 덕분에 정유 사업 비중이 높은 에쓰오일 주가가 급등하긴 했지만 중장기적으로 체질 개선이 필수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단기적으로 석유 제품 수요가 살아나기 어렵고, 글로벌 친환경 기조에 따라 탄소 산업은 갈수록 제한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도 어렵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