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의 주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계정을 영구 정지한 이후 폭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정치' 덕분에 상당한 주목을 끌었던 트위터가 이젠 퇴임을 앞두고 논란에 휩싸인 그의 트윗 후폭풍으로 시달리는 모양새다.
트위터 장중 12% 폭락
11일(미국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트위터는 직전 거래일보다 6.41% 급락한 주당 48.1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최고 12.3%까지 폭락했다. 트위터는 주가 폭락으로 하루 만에 시가 총액이 무려 2조9,000억원 가량 증발했다. 트위터에 앞서 트럼프의 계정을 정지한 페이스북 주가도 4% 하락했다. 구글은 최근 미국의 극우주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팔러' 응용 소프트웨어(앱)을 구글스토어에서 없앴는데, 이 여파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주가도 이날 2%까지 떨어졌다. 로이터는 "다른 소셜미디어들도 트럼프에 대해 비슷한 금지령을 내렸지만 유독 트위터의 타격이 더 심하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 "트위터 규제 뒤따른다" 우려
이번 트위터의 주가 폭락은 트럼프 대통령을 영구 퇴출한 데 따른 여파로 보인다. 기성 언론에 상당히 적대감을 보였던 트럼프는 자신의 정치 메시지를 전달할 때 대부분 트위터를 이용했다. '트럼프의 트윗 정치'란 말이 나온 배경인데, 이에 대해 BBC는 "트럼프가 미디어가 아닌 짧은 트윗으로 8,900만명의 팔로워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트위터를 좋아했다"고 전했다. 실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후발 소셜미디에 다소 밀리던 트위터는 트럼프의 '트윗 정치' 덕을 적잖게 봤다. 트럼프 지지자를 비롯해 전 세계 미디어까지 트럼프의 트윗에 집중하면서 트위터의 위상이 상당히 올라갔다. 미국 법무부는 2017년 트럼프의 트윗이 "미국 대통령의 공식 성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영향력 때문에 트위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런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을 조절하기 위한 규제들이 뒤따를 것이란 우려에서다. 로이터는 "트위터가 라이벌인 페이스북, 구글보다 더 많은 규제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 주요 소셜미디어, 트럼프 내치기 가세
트위터는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계정(@realDonaldTrump)을 영구정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이틀 전엔 미 국회의사당을 습격한 이들을 '애국자'라고 표현한 트윗을 날린 혐의로 12시간 계정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계정 정지가 풀리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은 "1월20일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가지 않겠다", "날 뽑은 미국의 7,500만명의 애국자들과 장래에 큰 목소리를 내겠다"는 트윗 2건을 날렸는데, 트위터는 이 트윗을 문제삼아 트럼프 계정을 영구정지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 의회 습격으로 여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런 메시지가 자칫 폭력을 미화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BBC에 따르면 350여명의 트위터 직원은 미 국회 폭동 사태 이후 곧바로 최고경영자인 잭 도시에게 "트럼프의 계정을 정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명을 보냈다. 트럼프는 계정이 정지된 뒤 미국 대통령의 공식 트윗 계정(@Potus)을 통해 "앞으로 우리만의 플랫폼을 구축할 가능성을 살펴보겠다"는 트윗을 날렸는데, 트위터는 이 계정 또한 즉시삭제했다.
한편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소셜미디어들은 트럼프 내쫓기에 가세하고 있다. 스냅챗도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정지했고, 전자 상거래 회사인 쇼피파이는 두개의 온라인 트럼프 기념품 매장 문을 닫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