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폭스바겐·포드 등 완성차 업체들
반도체 들어간 전장부품 수급 차질로 잇따라 감산
가전·5G 등 수요 급증에 자동차용 반도체 위축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새해부터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국에서 생산하는 주요 부품의 공급 차질 때문에 공장을 멈춰야 했는데, 올해는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또 다시 생산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자동차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이는 시점에서 다수 업체들이 불가피하게 감산 체제에 놓이면서 자동차 업계 전반의 실적 개선에도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가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미국 텍사스주 공장에서 픽업트럭 '툰드라'의 생산을 줄이기로 했다. 구체적인 감산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도요타에 앞서 일본 닛산과 혼다 역시 반도체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감산을 발표했다. 혼다의 이달 중국 공장 감산 규모가 5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닛산차 역시 지난해 12월 출시한 소형차 '노트'의 생산을 줄이기로 했다.
또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 폭스바겐이 전장부품 공급 차질로 인해 올해 1분기 유럽·북미·중국 등에서 자동차 생산량이 총 10만대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지 독일에서 '골프' 모델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 등 미국 자동차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FCA는 고급세단인 '크라이슬러300' 등을 생산하는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멕시코 공장의 재가동을 연기했다. 포드는 미국 켄터키 공장 가동을 11일부터 중단키로 했다.
이처럼 자동차 업계에 반도체 품귀 현상이 발생한 배경은 코로나19 영향으로 PC와 서버, 가전제품 수요의 급증과 인공지능(AI), 5G 등 기술 개발에 따른 수요 확대로 부품사들이 제때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사인 보쉬는 "반도체 제조사로부터 공급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주요 부품사인 콘티넨탈은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정상화에 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는 "스마트폰과 5G 기지국, 게임 등에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생산능력이 제한되고 있다"며 "중국의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수급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전기차 체제로의 전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1대당 들어가는 반도체 양은 내연기관차의 전장부품용 반도체보다 2배 이상 많으며, 자율주행차량은 시스템반도체 300개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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