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강설량 50㎝… 군대, 차량 갇힌 사람 구조
한국만 폭설과 한파로 고생하는 게 아니다. 역대급 눈폭탄을 맞은 스페인은 아예 나라 전체가 마비됐다. 이번 폭설로 스페인에서 최소 4명이 숨졌고 수천명이 기차역과 공항에 발이 묶였다고 9일(현지시간) AP통신이 전했다.
스페인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수도 마드리드의 강설량은 50㎝로 1971년 이후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드리드에 눈이 내린 것도 10년 만이다. 안달루시아 지역에선 폭설로 범람한 강물에 차량이 휩쓸리면서 남녀 2명이 사망했고, 마드리드에선 53세 남성이 눈덩이에 깔려 숨진 채 발견됐다. 북부도시 사라고사에선 노숙자 1명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스페인 정부는 군을 동원해 도로 위 차량에 갇힌 사람들을 구조했다. 페르난도 그란데-마라스카 내무장관은 이날 저녁까지 1,500명 이상을 차량에서 빼냈다고 밝혔다.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은 10일까지 폐쇄되고, 마드리드를 오가는 모든 열차, 남부 및 북동부 철도 노선의 운행이 중단됐다. 650개가 넘는 도로도 끊겼다.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 경기는 지연됐으며, 마드리드와 카스티야 라만차 지역은 화요일까지 휴교한다.
이번 폭설은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남쪽에서 올라온 온대 저기압이 이베리아 반도에서 만나 형성된 엄청난 눈폭풍 때문이다. 그로 인해 스페인의 절반 이상 지역에 경보가 내려졌고, 그중 7개 지역에는 최고 수준의 경보가 발령됐다. 마드리드는 기상 경보 체계가 만들어진 지 40년 만에 처음으로 적색 경보가 발동됐다.
스페인 기상청은 일부 지역에서 24시간 이상 눈이 더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온도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호세 루이스 아발로스 교통장관은 “눈폭풍이 지나면 한파가 찾아와 눈이 얼어붙을 것”이라며 “더 위험한 상황이 예상되니 불필요한 이동을 자제하고 당국의 지침에 따라달라”고 호소했다.
스페인만큼은 아니지만 유럽 다른 나라들에도 폭설과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이웃 포르투갈은 날씨가 영하로 내려갔고, 눈이 드문 이탈리아 밀라노에도 최근 이례적인 폭설이 내렸다. 영국에는 한파주의보가 발령됐다. BBC방송은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찬 공기가 유럽대륙을 덮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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