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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아트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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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아트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요”

입력
2021.01.08 11:36
수정
2021.01.0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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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주는 '입술 작가'다. 입술은 7년째 입술을 주로 그려온 그가 개척한 장르다. 동시에 세상이 그의 가슴에 걸어준 별명이자 훈장이다.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내 입이 아닌 작품 속 입술을 통해 의도를 표현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지금까지 입술을 그려요”

강명주 입술 작가는 첫 전시회를 연 지 10년이 된 베테랑 작가다. 7년 전에 문득 판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행동으로 옮겼고 입술 작가 강명주의 시작이었다. 자연을 담은 풍경화를 그리고, 그 속의 나뭇잎을 그리다 나뭇잎이 입술처럼 보여 소재로 삼고 도전하게 됐다. 전공했던 서양화, 회화와는 거리가 먼 판화 작품이었기에 시작이 어려웠다. 하지만 망설임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 만족하며 살고 싶지 않아서, 도전하고 싶어서’ 그렇게 입술 작품을 만들어왔다.

강 작가는 2020 보나갤러리에서의 개인전을 성황리에 마쳤다. 이전에도 미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전시회를 열고 참여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해외 전시회의 수상 경력도 있다. 강 작가는 “판화라는 작업이 작품 금액이 낮게 책정되어 작가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작품을 만들 수만 있다면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며 판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심사위원은 “신선하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시선에서 만든 작품”이라고 말했다.

보나갤러리에 전시한 모델링 페이스트와 아크릴 물감을 혼합한 작품. 독자 제공

보나갤러리에 전시한 모델링 페이스트와 아크릴 물감을 혼합한 작품. 독자 제공


입술에서 찾은 예술성

강 작가가 오랜 공백을 깨고 복귀를 하고자 마음먹었을 때, 처음부터 입술을 소재로 판화를 만든 것은 아니다. 복귀 후 3년은 서양화 전공을 살려 풍경화, 인물화를 그렸다. 즉 회화를 했다.

“자연을 소재로 작업하는 중 나뭇잎을 그리면서 입술과 비슷한 모양이라는 것을 느끼고 그때부터 소재로 삼게 됐죠.”

강 작가는 현대적인 감각의 입술로 자연을 표현하고자 입술을 재해석했고 판화로써 작품을 만들며 활동을 이어갔다. 7년이라는 시간을 입술이라는 주제로 여러 작품을 만들었고 전시회를 개최했다. 평론가 김건룡은 “기존에 입술 작품은 있었지만, 많은 스토리가 담긴 작품은 흔치 않아 좋았다”고 강 작가의 입술 작품을 평가했다. 평소 하지 않았던 분야라 긴장을 했지만 입술 작품은 서서히 인정을 받았다.

입술을 그리면서 작품을 옷, 블라인드, 침구류 등에 활용해 생활용품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관객들이 그저 보기만 하는 작품에서 벗어나 생활용품에 접목시켜 일상생활 중 곁에 둘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으면 하는 작가의 취지였다. 강 작가는 “베트남의 한 여성이 디자인한 가방이 예쁘다고 들고 다니고, 미얀마의 여성 변호사들이 입술 가방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다낭 종합병원에 작품이 전시되고 해외 화장품 회사와 협업을 진행했다. 입술을 주제로 한 작품이 외국인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온 것이다. 강 작가는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형태의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다

언제 멈출지 모르는 쳇바퀴와 같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은 예전의 모습과 다르게 돌아간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서 많은 행사가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미술 전시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끝이 안 보이는 이 상황에 전시회 역시 연기되고 취소됐다. 철저한 방역수칙 하에 진행되는 전시회가 있어 강 작가는 관객들에게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많은 이들이 찾는 입술 작품도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주변 선배들이 입술은 너무 가벼운 소재라며 반대를 했다. 입술로 자연을 표현하고 싶어 계속 작업하다 보니 주변의 선배들도 서서히 인정을 해주기 시작했다. 베트남 미얀마에 작품이 비치되고 국제섬유박람회에서도 좋은 반응이 나오니 주변 선배들이 오히려 "입술이라는 소재를 잘 선택했다"고 말했다.

강명주 입술 작가가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판화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독자 제공

강명주 입술 작가가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판화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독자 제공


지난해 보나갤러리에서 열린 강 작가 개인전의 성과로 유럽시장에서 디블랑화장품의 립스틱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강 작가는 “디블랑의 인기에서 보듯 뷰티와 예술의 만남은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도 콜라보를 통해 한국을 알리는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으로 2021년 4월 프랑스전, 12월 일본 사가현 미술관에 개인전이 예정됐다. 강 작가는 “4월에 프랑스 루부르박물관 까루젤관 아트쇼핑전에 참여하는데 작품성과 상품성 모두 잡은 대한민국다움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혁진 대구한국일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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