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피의자 신분 소환... 수사 착수 후 3개월만
거액 뭉칫돈 해외로 빼돌려... 총 200억대 달해
SK네트웍스 자사주 취득 때 불법 이익 정황도
‘2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된 최신원(69) SK네트웍스 회장이 7일 검찰에 소환됐다. 지난해 10월 초 검찰이 수사에 나선 지 3개월여 만이다. 최 회장 사법처리가 임박한 가운데, 검찰은 그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전준철)는 이날 오전 10시 최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선경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인 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해외 출국 때마다 거액의 뭉칫돈을 들고 나가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2018년 최 회장 관련 자금의 수상한 흐름을 포착한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정보를 넘겨받은 뒤 장기간에 걸쳐 계좌추적 작업을 벌였고, 총 200억원대의 돈이 해외로 빠져나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지난해 SK네트웍스의 자사주 취득 과정에서 최 회장이 개입해 이득을 본 과정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3~6월 자사주 221만여주를 취득하면서 최 회장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SK네트웍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던 최 회장이 인위적으로 주가를 높이기 위해 일종의 ‘시세조종’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 4일 SK네트웍스 본사를 압수수색해 지난해 자사주 취득 관련 이사회 결정 및 회계자료를 확보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은 작년 10월 6일 SK네트웍스와 최 회장의 자택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그 이후 SKC, SK텔레시스의 전직 고위 재무담당자 등 그룹 임직원들을 잇따라 소환, 문제의 자금 흐름을 집중 분석했다. 최 회장은 2000~2015년 SKC 회장을 지냈고, 같은 기간 SKC 자회사인 SK텔레시스의 이사로 등재됐다.
이와 별도로, 최 회장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자신의 회사 지분을 사위 등에게 헐값 매각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는 2015년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통신장비 회사 ANTS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오르자, 사위와 사돈 일가에게 ANTS 지분 전체를 시세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넘겼다. 검찰은 최 회장을 상대로 이 같은 의혹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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