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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안철수 입당하면 서울시장 불출마" 安은 일단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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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안철수 입당하면 서울시장 불출마" 安은 일단 거절

입력
2021.01.07 16:00
수정
2021.01.07 20: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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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국회를 찾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국회를 찾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조건부 출마'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야권 단일화 전쟁' 포문을 열었다. 오 전 시장의 선(先) 입당 압박 카드에 안 대표는 일단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선 잠룡들이 서울시장 출마로 속속 체급을 낮추면서 수싸움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오 전 시장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단 조건이 분명하다. "안 대표가 오는 17일까지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을 하면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단일화와 야권 승리를 위해 안 대표를 꼭 만나고 싶다"며 자세도 낮췄다.

오 전 시장의 '조건부 출마' 발언이 노린 효과는 두 가지. 안 대표의 결단을 압박해 일정한 성과가 있으면, 오 전 시장은 외곽에서 보조하며 대권 잠룡으로서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 만약 안 대표의 응답이 없으면, 무상급식 파동으로 민주당에 빼앗겼던 서울시장 자리 탈환을 위한 출마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오 전 시장의 제안을 '사실상 출마선언'으로 봤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인들은 상황에 따라 이렇게 저렇게 얘기를 하는데 곧이 곧대로 다 믿을 수 없지 않느냐"며 "(실제 출마를 안 할지는) 두고 봐야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이 안 대표에게 일종의 공개 결투를 신청한 만큼, 안 대표의 반응이 없으면 조만간 출마 수순을 밟게 될 거라는 얘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의 예방을 받고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의 예방을 받고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안 대표는 현재까지 국민의힘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안 대표는 오 전 시장의 제안이 공개된 직후 기자들에게 "야권 승리를 위해 어떤 분도 만날 수 있다"면서 "단일화에 있어 중요한 것은 서울 시민과 야권 지지자들의 공감대"라고 밝혔다. 야권 단일화는 꼭 필요하지만, 국민의힘 유니폼을 처음부터 입고 뛰진 않겠다는 뜻이다. 안 대표의 측근은 "야권 단일화를 바라는 국민들 중 국민의힘에는 표를 줄 수 없다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면서 "이런 국민적 열망도 담아 내려면 '국민의힘' 틀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 제안의 파장은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하던 나경원 전 의원에게도 미쳤다. 오 전 시장은 이날 "나 전 의원도 저의 제안에 동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테두리 안에 들어오면 나 전 의원도 함께 '통 큰 불출마'를 하자는 우회 압박이다. 나 전 의원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나 전 의원은 "출마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조만간 출마를 확정할 뜻을 내비쳤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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