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만났다. 두 사람은 한때 '멘토와 멘티' 사이였다가 등을 돌려 지금은 '물과 기름' 같은 관계다.
안 대표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보수 야권 후보를 자처하며 출마했고, 김 위원장은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을 결정할 '키'를 쥐고 있다. 안 대표의 승리 가능성이 김 위원장의 결단에 상당 부분 달려 있단 얘기다. 안 대표가 지난달 출마 선언을 했을 때 김 위원장은 "안 대표는 보수 진영의) 여러 출마자 중 한 명"이라고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만남을 먼저 공개한 건 안 대표 쪽이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7일 "안 대표와 김 위원장이 어제 서울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안 대표가 만남을 요청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과 안 대표가 만난 건 2017년 11월 이후 3년여 만이다.
두 사람의 '화해'는 일단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회동 사실을 공개한 안 대표를 향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와) 만나고 안 만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앞으로 만날 일 없다. 만나자고 하면 만날 수는 있지만 (안 대표의) 요청도 안 올 것으로 본다"고도 했다.
두 사람이 마주 앉고도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을 놓고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은 6일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100% 여론조사'로 치르겠다며 안 대표에게 '입당부터 하라'는 손짓을 보냈지만, 안 대표는 곧바로 거절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이 아닌 제3지대에서 보수 야권 후보들이 '동등하게' 경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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