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4ㆍ토론토)이 '약속의 땅' 오키나와 대신 제주도로 떠났다.
류현진은 지난 6일 장세홍 트레이닝코치와 제주도로 이동해 본격적인 2021시즌 담금질에 돌입했다. 서귀포시 강창학구장에서 21일까지 훈련한다. 류현진은 2013년 미국 진출 후 지난해까지는 2월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늘 일본 오키나와를 찾았다. 하지만 올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불가피하게 국내 훈련 장소를 물색했고, 날씨가 따뜻하고 훈련 여건이 조성돼 있는 제주도를 행선지로 택했다.
1월 개인 전지훈련은 미국으로 넘어가기 전에 2주 가량 가볍게 웜업을 하는 단계지만 매년 지켜 온 루틴과 같기에 이 기간 '느낌'이 류현진의 한 해 농사를 좌우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번 '제주 훈련'은 더 중요하다. 보통 류현진은 2월 초 출국해 중순 시작하는 공식 스프링캠프 전까지는 현지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갔는데 올해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훈련 시작일(2월 18일) 전까지 선수들의 구단 훈련 시설 접근과 자율 훈련을 제한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는 미국의 상황에서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을 보호하려는 취지다. 빅리그 전체 구단의 절반인 15개 구단의 훈련 시설이 밀집한 애리조나주는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지역이다. 지난주를 기준으로 애리조나주의 인구 10만명 당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21.8명으로 미국 전체 평균(64.7명)의 배에 가깝다.
2020시즌 류현진은 한 차례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에이스의 위력을 과시했다. 12경기에 등판해 5승 2패 72탈삼진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고 4년 만에 팀을 가을 무대로 이끌었다. 시즌 종료 후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3위에 올랐고, 올-MLB 세컨드 팀 선정 그리고 워렌 스판상을 수상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토론토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아메리칸리그 연착륙에 성공했기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두 번째 시즌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팀 당 60경기의 단축 시즌을 치른 메이저리그는 올해엔 4월 2일 정상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장세홍 트레이닝코치는 "코로나19 변수가 있지만 일단 정상적으로 개막한다는 가정 하에 준비할 것이다"라면서 "제주에서는 캐치볼과 토스 위주로 거리를 늘려가면서 프로그램대로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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