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정치 복귀 대신 미국행을 택했다. 정권 창출에 기여한 대통령 최측근 참모가 집권 기간 아무런 공직을 맡지 않은 드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 전 원장은 조만간 미국으로 출국, 미국 워싱턴의 외교ㆍ안보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 적을 두고 머물 예정이다. 양 전 원장은 민주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9년 7월 워싱턴에서 존 햄리 CSIS 회장과 외교ㆍ안보 분야 정책협약을 맺었는데, 이후에도 수 차례 만나며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진다.
문 대통령의 2017년 대선 초기 캠프인 '광흥창팀' 구성을 주도한 양 전 원장은 현 정부 출범 직후 “내 역할은 끝났다. 이제 잊혀질 권리를 달라”며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미국과 일본 등을 오가며 '자연인'이자 '자유인'으로 지낸 그는 지난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직을 맡아 민주당이 압승하는 데 힘을 보탰다. 양 전 원장은 그러나 총선 다음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다시 여의도를 떠났다.
양 전 원장은 지난해 연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교체설이 나올 때 청와대와 친문재인그룹에서 '역할'을 요구 받았지만, 계속 고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미국행은 청와대와 확실히 거리를 두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정권 재창출을 명분으로 귀국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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