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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또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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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또 연기

입력
2021.01.06 15:41
수정
2021.01.06 18:29
0 0

안심번호 발급 받지 못해 차질
사전 법적 검토 없어 혼란 커져
언론사가 주관기관 맡는 방안 추진

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도민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가 또다시 연기됐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우여곡절 끝에 여론조사 실시에 합의했지만, 여론조사를 위한 안심번호 발급문제가 발목을 잡으면서 실시 시기가 늦어질 전망이다.

도와 도의회는 제2공항 여론조사와 관련 안심번호 발급에 따른 여론조사 주관기관 선정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당초 11일까지 하기로 한 여론조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도와 도의회는 여론조사 공동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업체선정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 당초 지난 4일까지 여론조사 업체와 계약을 마치고 11일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14일 보고서를 채택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 및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여론조사를 위한 안심번호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여론조사 절차가 중단됐다. 안심번호 방식은 여론 조사 대상 응답자들이 가상 전화번호를 받고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안심번호 방식 조사는 응답자들의 개인정보 유출을 막고 대상자의 중복 응답을 막을 수 있는 등 결과에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안심번호 방식 조사는 현행 공직선거법상 언론사의 선거 관련 여론조사나 정당의 공천 및 지지도 여론 조사 등에만 가능하다. 결국 도와 도의회는 언론사가 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진행하면서 제2공항 찬·반 조사를 동시에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제는 언론사가 해당 여론조사를 실시하려면 비용을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도가 여론 조사 비용을 언론사에 지원할 경우 편법지원 또는 기부행위 등의 선거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선뜻 여론조사에 나설 언론사가 있을 지 불투명한 상태다.

또 다른 문제는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공신력 논란이 우려된다. 여기에 국토교통부는 제주 대표기관인 제주도가 실시한 도민 의견 수렴 결과만을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할 지도 미지수다.

도와 도의회는 앞서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1회에 한해 10일 이내 여론조사 실시 시기를 연장할 수도 있다고 합의했다. 이에 도와 도의회가 연장시한인 오는 21일까지 여론조사 주관기관을 선정하고, 최종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사전에 충분한 법적 검토도 없이 여론조사 실시계획을 발표하면서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만 더욱 키운 꼴이 됐다”며 “여론조사를 맡을 언론사를 선정하는 문제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과연 연장시한 내에 여론조사가 이뤄질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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